매일신문

최인석, 하창수씨 소설집. 장편소설 나란히 출간

"어두운 현실 집요하게 파헤쳐" 80년대중반에 문단에 나온 젊은 소설가 최인석, 하창수씨가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나란히 출간했다.

백상예술상 수상등 극작가로도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최인석씨(44)의 소설집 '혼돈을 향하여 한걸음'이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왔고 향토출신으로 춘천에서 소설쓰기에 전념하고 있는 하창수씨(38)가 장편소설 '원 룸'을 푸른숲에서 냈다.

'내 영혼의 우물'로 지난 95년에 대산문학상을 받은 최인석씨의 이번 소설집에는 표제작을 비롯,중편 '노래에 관하여' '숨은 길' '심해에서'등 5편의 중편이 담겨 있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주어진 상황, 타고난 환경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벗어날길 없는 고통스런 운명의 심연에 늘 갇힌다. 삼청교육대, 고아원, 창녀촌등 도저히 희망이라고는 없어 보이는공간들이 주무대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시대의 불의와 폭력, 광기와 공포를 고발한다. 때문에그의 작품은 늘 '비극성'이 화두로 떠오른다. 작가는 세상의 슬픔과 고통이라는 어두운 현실을 집요한 현실초월에의 열망과 대비시켜 숨가쁜 호흡으로 그려내고 있다.

하창수씨의 장편 '원 룸'은 누추한 과거나 고통없이 동거할 수 있게 해줄 안식처를 꿈꾸는 한 여자와 삶이나 사랑은 모두 환상일뿐이라고 믿는 한 남자의 정부(情婦) 정부(情夫)이야기다. 이들은서로 타인의 정부가 되어주는 조건으로 원 룸이라는 작은 공간을 이웃해 살아간다. 원 룸은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삶의 무거움이나 외로움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타인의정부가 된 두 남녀의 사랑. 이들은 서로의 존재확인을 통해 어둡기만한 자신의 세계에서 벗어날수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된다. 함께 세상속으로 돌아와 하나의 방 '원 룸'을 마련한다는 줄거리다.작가는 이들이 다시 홀로 남게 되는 과정을 통해 지상의 방 한칸이 갖는 의미를 되짚어보고 있다. 스스로 모질었던 과거, 그 상처의 치유와 회복에의 공허한 희망을 과감히 던져버리는 또 하나의 희망을 작가는 소설공간속에 불어넣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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