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30분 일일드라마 사운 건 "한판"

KBS, MBC, SBS 등 공중파 3사간에 사활을 건 밤 8시30분대 일일드라마 경쟁이 3월초부터 본격화할 조짐이다.

밤 9시 뉴스시작 바로 직전에 방송되는 일일드라마가 뉴스의 시청률에 끼치는 영향은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것이 정설.

'KBS 뉴스'가 경쟁상대였던'MBC 뉴스데스크'를 앞지를 수 있었던 것도 '바람은 불어도', '사랑할때까지' 등으로 이어지는 일일드라마의 강세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따라서 세 진영에서는 '3월 대접전'을 앞두고 일일드라마에 각사의 간판급 PD와 인기작가, 그리고 톱탤런트들을 영입하는 등 결전을 앞두고 칼날을 날카롭게 갈고있다.

KBS가 40%%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사랑할때까지'의 인기를 이어갈 후속타로 마련중인 새일일드라마는 '정 때문에'.

전업주부와 취업주부의 문제, 모성의 의미와 가치, 이혼과 재혼 등 가족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유형의 사건을 다룬다는 계획이다.

'바람은 불어도'의 신화를 낳은 작가 문영남씨가 극본 집필을 맡고 '남자만들기'를 통해 연출력을인정받은 김현준PD가 이 드라마의 메가폰을 잡는다는 사실에서 드러나듯 일찌감치 초반에 승부를 내겠다는 포석이다.

또한 정혜선, 강부자, 서인석, 김해숙, 윤미라, 정성모, 전인화, 하희라, 이재룡, 김소이 등 신구세대를 대표하는 지명도 높은 연예인들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캐스팅을 이미 완료, 만반의 태세를 갖춘 상태이다.

MBC는 방송3사 가운데 최소한 꼴찌는 면하자는 방어전략차원에서 3월에 나갈 후속작품 준비를서두르고 있다.

드라마제작국장을 지내다 잠시 일선에서 물러나 호흡을 가다듬고 있던 원로급 PD인 이병훈 제작위원과 '별', 'M'등을 쓴 작가 이홍구씨에게 중책을 맡기고 극의 흐름을 확실하게 이끌어갈 중량급 연기자를 물색중이라는 후문이다.

반면 밤 8시30분대 일일드라마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SBS의 경우 예상대로 공격적으로 치고 나오고 있다.

KBS와 MBC에 맞설 SBS의 주자는 '앞만 보고 달린 남자'(가제).

'이 남자가 사는 법','이 여자가 사는 법', '부자유친' 등 비록 시청률은 좋게 나왔지만 비정상적인 내용 전개로 일관, 건전한 인간관계를 파괴한다는 혹평을 받았던 '문제작가' 서영명씨를 전면에 내세운 대목에서 읽혀지듯 SBS는 이 드라마를 통해 밤 8시30분대를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의도이다.

최근 명예퇴직 바람속에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설 자리를 잃어버린 어깨가 축처진 중년남성들을주인공으로 한 가족드라마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