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덕담은 이렇게

설날 세배를 올리고 받는 사람 사이에서 한해의 복을 기원해주는 것이 덕담. 그러나 어느덧 세배를 받아야 할 입장이 된 장년층이나 세배를 하며 무슨 말을 올려야할지 난감한 신세대들이 적지않다.

우리나라의 덕담은 대개 무병 장수를 비는 것이 대부분이다. 기혼 남녀에게는 자녀를 보라는 것,부모님 잘 모시라는 것, 학생들에게는 공부 잘 하고 입시에 붙으라는 것이 대부분이다. '돈 많이벌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중국과는 상당히 달리, '복 많이 받으라'는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덕담의 기본은 한해의 복을 기원해주는 마음이 진정으로 담겨있어야 한다는 것.예법과 다도를 연구하는 대한주부클럽대구시지회 이태희 지회장은 "원래 덕담은 윗분이 아랫사람에게 내려주는 좋은 말씀인데 최근에는 아랫사람들이 그냥 절하기가 안됐는지 세배를 드리면서 '건강하십시오' '장수하십시오' 등의 말을 먼저 올리는데 이는 예의에 어긋난다"고 말한다. 어른에게 공손하게 절을 올리고 덕담을 하시면 '예 그러겠습니다' '할머니도 건강하십시오'라고 간단하게 대답하면 된다는 것이다.

"덕담은 말 그대로 덕있는 말"이라는 이씨는 먹고 살기 힘들던 시절에 쓰던 '과세 안녕하셨습니까'는 더 이상 시대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며 건강과 장수, 맡고 있는 직책과 일에 따라 적절하게그 사람의 복을 빌어주면 된다고 말한다.

국문학자 유기룡박사(경북대 교수)는 예전에는 새해 계획을 잘 세웠느냐는 의미를 담은 '좋은 꿈꾸었느냐'는 덕담을 많이 했지만 요즘은 세배를 하는 사람의 구체적인 상황에 맞는 얘기를 건네는게 보편적이라고 말한다. 여러 제자들이 같이 세배를 올때는 '금년에는 큰 소원 이뤄라'고 포괄적인 덕담으로 대신한다고 말한다.

남부도서관 이수학관장의 덕담은 합리적인 시간사용과 독서를 주제로 삼는 것이 특징. 신이 모든인간에게 동등하게 준 것은 누구나 하루 24시간인 시간, 그 시간을 얼마나 가치있게 쓰느냐에 인생의 성패가 달려있으니 책을 읽고 자기의 실력을 닦아야한다고 강조한다.

그외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며 남을 미워하지 말고 재주를 믿기보다 부지런하게 살아라, 기독교식으로 은혜를 많이 받으라, 직장인들에게는 상사를 잘 모시고 열심히 일해서 크게 성취하라는 등으로 적절하게 바꿀 수 있다.

세배를 올리는 아랫사람이 먼저 말씀을 올리는 것은 결례. 어른의 덕담이 있고 난뒤 '여전히 건강하시군요, 장수하십시오'라든지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답하면 된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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