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발언 싸고 티격태격

한국에 망명을 요청한 황장엽비서가 한국의 권력핵심에 고위급 간첩이 활약중이라고 밝힌 사실이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신한국당과 자민련은 황씨의 이같은 주장이 여권의 한 핵심인사에 의해 전해지자 즉각 관련 성명과 논평을 내고 간첩의 활약과 우리 안보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일각에서는 이같은 황씨의 발언파문이 확산되면서 한보사태로 인해 혼돈상을 빚고 있는 정국에 매카시선풍이 불어 공안정국이 조성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신한국당은 14일 한국 권력핵심에 북한사람이 박혀있다는 황씨의 주장은 현재 우리 안보상황에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고 정부당국에 안보태세의 강화를 촉구했다.김철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귀순한 황씨가 남한 권력내 깊숙한곳에 북한 사람이 박혀있다고 말했다는데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며"공안기관은 황의 귀순이 정리되는 대로 철저한 간첩색출 작업을 벌여야 할것"이라고 밝혔다. 김대변인은 또 "그동안 안보관계 미제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한 재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조 보수를 표방하고 있는 자민련도 황비서의 권력핵심 간첩활약 주장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자민련은 특히 황비서가 여권핵심기관의 회의내용과 참석자들의 발언내용이 그날 김정일 집무실에 보고돼 있었다고 전한 것은 우리 안보태세의 허술함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민련 안택수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일이 이쯤되면 정부는 안보와 대공문제에 관한한 그동안구멍이 뻥 뚫리도록 손을 놓고 방임상태에 있었던 것아닌가"라며 "정부는 한보사태 수습에만 넋을 놓지말고 북의 고정간첩 소탕에 전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황비서의 이같은 주장이 정가에 파문을 일으키자 일부에서는 과거선거를 앞두고 되풀이돼온 공안정국 조성용이 아닌가 하고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황비서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권력핵심의 간첩색출을 위해 대대적인 검거선풍이 몰아칠것이고 이는 사회전반에 매카시선풍을 일으키는 주요인이될 것이라는 것이다. 야당의 관계자들은이와관련 "황비서의 발언이 공안정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며 "명단이 공개될 경우 파장이엄청나겠지만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李相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