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대여관계 회복기미

자민련 김종필총재와 여권의 관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21일 있은 김총재의 국회 정당대표연설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김총재가 이날대표연설에서 여권에 대한 비난을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당은 즉각 대변인 논평을 통해 경청할 만하다는 평가를 내리는등 양측이 관계회복에 상당히 접근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정도다.

김총재는 이날 김영삼대통령을 지칭하면서 "대통령께서 지도자적인 자세를 다시 설정해주십시오"라며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을보였다. 또 당초 연설문에 들어 있던 "한보와 정권은 같은 피의자이며 공범"이라는 원고에서 '공범'이라는 단어를 빼고 연설하는 등 여권핵심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해 말 최각규강원지사등 자민련 인사들의 집단탈당파동 때만 해도 정부여당에 대해 정치공작운운하면서 극도의 반감을 표시하던 때와는 확연히다른 모습이다.

신한국당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김철대변인은 논평을 통해"유언비어를 동원하지 않고 점잖은자세로 정부 여당을 얼마든지 혹독하게 비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정당대표연설"이라며 지극히 이례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김대변인은 경청할 만했다며 극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김총재와 여권의 분위기가 이같이 돌아가자 정치권에서 의견이 분분해지고있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의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이날 김총재가 제의한 연내내각제 개헌문제와 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김총재는 최근 한보사태로 인해 여권내에서도 내각제 개헌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여권핵심에 이를 타진하기 위해 특사를 보내는 등 여권에 손짓을 보낸 바도 있다.이때문에 일부에서는 김총재와 여권간에 내각제 개헌에 관한 모종의 의견접근을 보고 있는것 아닌가라는 관측을 내 놓고 있다.

또 이날 김총재 연설을 계기로 야권의 DJP공조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회의가 전날 대표연설에서 김대통령과 현철씨에 대해 무차별공세를 보인 것과는 달리 김총재의 이날연설은 큰 대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李相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