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붕 후속자리 관심집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제8기 마지막회의인 5차대회(전인대)가 3월1일부터 16일까지 북경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다.

지난 93년 개막된 8기 전인대는 올해로 막을 내림으로써 내년 3월에는 9기로 접어들게 된다. 이번 전인대는 중국의 홍콩에 관한 주권회복을 앞둔 일부 법률개.폐지와 직할시 승격문제, 일부법초안의 심의를 위한 상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중국최고지도자 등소평(鄧小平)의 사망직후 열린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곳곳에서 권력투쟁설이 나돌고 있는 중국은 이번 전인대를 계기로 보다 노골적인 권력암투가 전개될 것이란 지적도 만만찮다. 중국인민해방군 지휘부를 비롯, 각군구의 강택민(江澤民)주석에 대한 충성서약에 이어 당.정지도자들이 잇따라 강주석에 대한 충성을 서약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파들은 개혁파 세력에 대해 노골적인 비판을 하고나서는등 권력투쟁이 노골화되고 있다.이번 전인대기간중 가장 주목할 대상은 내년 3월로 2번임기 연임불가에 걸려 총리직을 내놓아야하는 이붕(李鵬)의 자리안배다. 지난해 7월 북대하(北戴河)회의에서 이총리는 강주석이 가지고 있는 당총서기,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중 국가주석직을 총리퇴임후 요구했고 강주석은 오히려 당주석제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면서 추도사를 읽어내려갔다. 강주석은 추도사를 통해 등소평이론과 중국특색사회주의를 계속 이어나갈것을 다짐하는 등 대부분 등의 업적을 찬양. 이날 추도대회에 참석한 당, 정, 군지도자들은 대부분 검은 양복, 군복, 인민복차림에 가슴에는 흰조화를 달고 참석.

○…중국방문을 마치고 25일 오전 귀국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등소평의 사망으로 중국방문이 연기될것으로 생각했는데 중국정부의 성의와 권유로 방문이 이뤄졌다"며 미.중관계의 밝은 미래를 나타내는 표시라고 강조.

올브라이트장관은 24일 오전, 북경도착후 강택민주석을 비롯 이붕총리, 전기침외교부장을 잇따라만났고 강주석은 25일 등의 추도대회를 앞두고도 밤9시까지 시간을 내주었다며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희망하는 중국의 태도를 높게 평가.

○…등소평의 고향인 사천성 산간마을 패방촌에서도 25일 고향 친척들의 주도아래 10만인파가 참석한 가운데 특별 추도식이 열렸다.

북경의 공식 추도행사에는 1만명으로 참석이 제한됐지만 사천성 광안현의 산간마을 패방촌에는그 10배인 10만여명의 추모객들이 운집해 16세에 고향을 떠나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 성장한 등의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자신이 등소평의 6촌이라고 밝힌 단 웬쿠안(58)은 "우리들은 북경 추도대회 초청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등은 우리의 친척일 뿐 아니라 중국의 아들이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등이 당의 최고위 간부로 있을 때인 60년 군 복무를 마친 자신의 아버지가 취직을 시켜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으나 "등은 농사꾼도 훌륭히 인민에게 봉사할수 있다"는 말로 청탁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등이 취직 부탁을 거절하는 대신 자신의 아버지가 숨진 지난 89년까지 매월 10원의 돈을 보내왔다면서 등은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는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북경.田東珪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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