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인의 한국문화 비평서 눈길

외국인의 눈으로 한국문화를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헤친 문화예술비평서가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있다.

독일인이 교수가 쓴 '미륵'과 일본인 야나기 무네요시가 지은 '조선을 생각한다'가 그것.'미륵'(학고재 펴냄)은 독일의 예술이론가인 요헨 헬트만 교수(함부르크 미술대)가 전남 화순군만산계곡에 있는 천불천탑의 용화세계를 주제로 한 책.

저자는 지난 1985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뒤 다음해 전남대 미술대학에서 교환교수로 머물며 현대산업사회의 위기에 대한 예술적 대안을 찾은데서 글을 썼다. 그곳이 바로 운주사 천불천탑. 저자는 신앙과 예술, 그리고 생활이 절묘하게 결합된 공간으로 '노동과 소유와 유용성이 녹아있으며생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룬 엄숙한 장소'로 보았다.

땅에서 자라난 것 같은 농부의 심성을 닮은 미륵석불과 하늘로 오르려는 석탑의 형성미를 큰 주제로 삼아 예술적 감수성이 흠뻑 배어있는 사진 작품 80여점을 함께 수록했다.저자는 천불동의 석탑과 석불을 서구식 미학자의 눈으로만 접근하지 않고 만산계곡의 석불을 어린아이처럼 순진한 표정을 가진 천진한 돌부처로, 석탑은 아이들의 마을가꾸기 놀이와 같은 탑쌓기로 읽어내고 있다.

'조선을 생각한다'는 일제때 서울에서 조선민족미술관을 건립하고 예술평화론을 주창한 야나기무네요시가 1920년부터 1934년까지 발표한 조선관계 논문을 수록·편찬한 책.

이 책에는 일본인으로서는 드물게 우리의 입장을 옹호하고 수많은 글을 남긴 저자의 조선문화와예술사랑이 절절히 배어있다.

야나기는 도자기, 공예품 등 민중예술품에 특히 관심이 많았고 조선을 생각한다, 조선 미술사연구가에게 바란다 등의 논문에서 애정어린 충고와 비판을 가하고 있다.

〈李春洙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