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정부질문 마지막날 이총리 고별사에 이례적 박수

○…국회 대정부질의 마지막 날인 3일 이수성국무총리는 통일-외교-안보분야에 대한 의원들의오후 대정부질의 답변을 마친뒤 짧은 '고별사'에 임했다.

이총리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채 고별사에서 "의원 여러분께서 한 정권에 대한 지지와 비판과는별개로 국내외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역사의 꽃을피우는데 선구자가 되어주도록 국민과함께 염원한다"며 "총리로서 부족했던점을 거듭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머리숙여 인사했다. 이총리의 이같은 고별사에 신한국당은 물론 한보사태등으로 내각총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던 야당의석일부에서도 이례적으로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어 이총리와 별도로 만난 신한국당 서청원총무는 물론 국민회의 박상천, 자민련 이정무총무 또한 그간의 노고를 치하. 이같은 장면들을 지켜본 국회 한 관계자는 "문민정부들어 총리를 역임한 5명중 이회창전총리에 이어 문민정부들어 야당의원들로부터도 평가받은'유이(唯二)한' 총리인 것같다"는 평가를 내리기도.이총리는 이어 국회의장실로 김수한의장을 예방, 총리재임동안의 후의에 감사. 김의장의 "소신있는 총리로서 의원들 가슴에 깊이 새겨질것, 고별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위로하자 이총리는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선생출신이라 능력이 안돼 폐를 끼친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이총리는퇴임후 이사를 마친뒤 곧바로 서울대 병원에 입원, 건강체크를 받을 계획이라고.○…이에앞서 대정부질의에서는 질의 원고에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와 관련, 안보관과 사상전력등을 문제삼으려던 신한국당 이용삼, 허대범의원등의 '실행'여부가 주목됐으나 결국 불발. 이, 허 두의원의 이같은 질의 원고는 국민회의측이 강력히 반발함에 따라 당초 지난달 25일 열렸어야 할통일분야 대정부질의를 이날로 미루게 한 발단이었다.

허의원은 특히 이날 아침 수정본이라고 내놓은 질의자료에서도 여전히 문제발언을 삭제치 않은채오히려 더 강도를 높인 원고를 배포,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본회의직전 여야총무들이 만나 원만한 본회의 진행에 합의함에따라 신한국당 서청원원내총무가 이들 의원과 접촉해 당정개편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날 대정부질의가 파행으로 치달을 경우 대통령의 구상에 차질을 줄수있다는 점을 주지시키며 문제발언을 삭제해줄 것을 간곡히설득했다.

이에따라 이의원은 "원고내용을 그대로 읽을수 없어 유감"이라며 문제발언이 된 '김총재의 간첩서경원으로부터의 1만불수수'대목을 읽지 않은채 질의를 종료했으나 허의원은 아예 대정부질의대신 불만에 가득 찬 신상발언으로 대체했다. 당초 질의원고에서 외지보도를 인용, 김총재의 사상전력을 거론하려했던 허의원은 신상발언에서"헌법기관이자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근거있는자료를 토대로 소신껏 준비한 질의 내용이 정당한 이유없이 시비의 대상이 되는 것에 도저히 이해할수 없다"고 나름대로'울분'을 삭이기도 했다. 그는또"국가지도자의 안보관은 국가존립과 민족생존을 좌우하는 절대절명의 과제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사상전력과 군경력등이 철저하고 투명하게 검증되어야한다"고 의도의 순수성을 강조하려했다.

그는 이어"당지도부가 수정을 요구했지만 그럴 경우 진위가 왜곡될뿐만 아니라 비민주적이고 반의회주의적인 야당의 행태를 지속시키게 되는 결과가 될것"이라고 말한뒤 대정부질의도 하지않은채 단상에서 내려섰다.

야당의원들의 고함이 빗발친 반면 여당의원들은 "잘했어"라고 성원했다.〈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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