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앞산 썰매장 찬성-반대 팽팽

대구 앞산 큰골에 2천평 넓이의 썰매장을 만든다면, 자연 파괴적 손실이 더 많을까, 아니면 시민여가생활에 주는 도움이 더 많을까? 대구시가 12일 시청 상황실에서 시민단체 대표와 지역 대학교수, 시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앞산공원썰매장 설치 관련 의견 청취회를 열었다.큰골 썰매장은 앞산공원 의자형 삭도 위쪽 끝지점에서 밑으로 너비 50m, 길이 1백20m 전체 넓이2천여평에 만들려는 것. 대구시는 본래 이 땅을 놀이(유기)시설 용지로 도시계획 해 놨다가 95년초 썰매장용으로 바꿨다.

반대론이 거셌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유승원 회장은 "시설만 갖추면 공원에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청소년들에게 자연 그대로 남은 숲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대구 경실련 하종호 사무국장도 "민간업자의 이익을 위해 공공용지를 훼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대구대 권태호 교수는 "만들 곳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많은 우수한 산림지역"이라고 훼손에 반대했다.

반면 자연뿐 아니라 인간도 고려해야 하며, 보전 못지않게 이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뚜렷했다. 대구YMCA 전호영 사무총장은 "청소년을 위한 건전한 놀이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어느 정도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며 "환경파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선 유지·관리에 대한 종합계획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대 홍성천 교수 또한 "입지조건만 갖춰진다면 도시 곳곳에 설치해야하는 시설"이라며 "문제는 도심 사막화일 뿐 도시 주변 녹지 활용은 오히려 적극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썰매장 설치에 대한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의견 청취회를 주관한 대구시는 발언 내용을 정책에 참고하겠다는 것인지, 이날 토론으로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설득하기 위해 참석자들을 부른 것인지조차 뚜렷이 하지 않은채 모임을 끝내 버렸다. 그리고는 허용여부 결정은 뒷날로 미루겠다고 모임 이후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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