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보공판 이모저모-"권의원에 1억주고 선처부탁"-정재철

○…한보철강에 대한 시중은행의 거액대출과정에서 정지태(鄭之兌)상업은행장은 다른 은행장들과는 달리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의 청탁을 받은 홍인길(洪仁吉)의원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대출청탁을 거부한 것으로 뒤늦게 판명.

정태수피고인은 검찰 직접신문에서 "96년12월 홍인길피고인에게 상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으나 은행장이 거부해 실제로는 대출을 받지 못했다"고 진술.이를 두고 금융계에서는 "정은행장이 지난 2월 주총에서 시중은행장 가운데 처음으로 세번 연임하는 기록을 세운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평가.

○…홍인길피고인에 대한 직접신문을 20여분에 걸쳐 마친 검찰은 곧이어 황병태피고인에 대한 직접신문을 곧바로 시작.

황피고인은 지난 96년 10월께 정태수피고인의 부탁을 받고 산업은행 총재에게 청탁하여 5백억원의 대출을 받게 해준 대가로 2억원을 받은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이후 산업은행 시설자금3천억원을 추가로 더 지원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은 받은 사실은 없었다고 강력하게 부인.황피고인은 또 정피고인이 주는 돈을 2~3차례에 걸쳐 거절했으나 "정치하는 사람은 돈이 많이 필요하다"며 정피고인이 계속해서 받을 것을 종용해 "고향의 예천전문대학 자금으로 쓰겠다고 받았으나 연말에 모두 써버렸다"고 진술.

○…황피고인에 이어 검찰의 직접신문을 받은 김우석피고인은 건설부장관 재직당시인 지난 94년9월초 롯데월드호텔에서 정피고인을 만나 '한보그룹을 잘 봐달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단순히 인사치레의 말'로 알았다고 설명.

김피고인은 "흔히 보통사람들이 만나서 인사를 나눌때 '잘 봐달라,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하는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부연.

○…이번 사건의 장본인격인 정피고인은 96년 국정감사에서 국민회의 '재경위4인방'이 한보관련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1억원을 건네받은 권노갑피고인이 이를 무마시켰다는 새로운 진술을 해눈길.

정피고인은 검찰 직접신문에서 "권피고인을 직접 만나 청탁을 하려했으나 권피고인이 거절해 96년 10월 프라자호텔에서 정재철피고인을 만나 '4인방' 무마용으로 권피고인에게 건네달라며 1억원을 줬고 '4인방'은 국정감사에서 한보관련 질의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

○…정재철피고인은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중 하나인 '권노갑피고인의 정태수피고인 돈 1억원 수수여부'에 대해 자신이 정태수피고인의 부탁을 받고 권피고인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정피고인은 권피고인에게 현금 1억원을 전달한 방법과 절차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설명했고돈을 건네면서 권피고인에게 누가 어떠한 명목으로 주는 돈인지까지 명확하게 얘기해줬다며 정총회장의 돈 인줄 모르고 받았다는 권피고인의 종전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

○…이에반해 권피고인은 정재철피고인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대학 1년 선배로 평소 형님으로 모셨던 정피고인이 어려운 때 정치자금으로 사용하라는 순수한 뜻으로 알고받았지 국감에서 국민회의 동료의원들의 한보관련 질의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정태수피고인으로부터 받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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