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수회담 추진 배경

한보사태와 김현철씨의 국정개입 파문으로 야기되고있는 정국위기감과 경제난이 여야의 정쟁자제분위기를 조성한 데 이어 영수회담 추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회의 김대중총재가 28일 경제회생을 위한 특별기자회견에서 여야 영수회담을 공식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경제난이 총체적 국가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제관련 여야 영수회담과 '경제공동선언'을 제의할예정이다. 김총재는 26일 신한국당 이회창대표와의 단독요담에서 이같은 방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도 정치권이 앞장서서경제 난국을 해소하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며 막후채널을 통해 내주중 영수회담 개최를추진하고 있어 여야 영수회담은 빠르면 김총재의 방미출국(4월5일)에 앞서 내주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삼대통령의 최근 행보도 영수회담 개최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한보사태와 김현철씨의 국정개입 파문으로 야기되고 있는 위기정국과 경제난을 수습하기 위해 각계 인사들을 폭넓게만나 여론수렴 작업을 계속하고있다. 민주당 이기택총재도 신한국당 이대표와의 요담에서 영수회담을 촉구하기도 했다.

영수회담에 '경제회생'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더라도 한보청문회의 본격개최에 앞선 여야 영수회담은 난마처럼 얽힌 정국수습의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김총재를 비롯한 야권은 경제난극복과 민생안정에는 여권과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도 한보와 김현철씨의 국정개입 의혹은 철저히파헤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처럼 여야에서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영수회담 추진 등 대화 분위기는 여야 지도부의 위기의식과 당내외를 두루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야권은 국가적 위기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경제난과 한보청문회의 잠재적 폭발력은 김영삼대통령의 하야요구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할수 있으며 이럴 경우, 야권의 두 김총재도 공멸하게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영수회담은 여야의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권력구조 개편문제를 포함한 대권논의를 잠재우는 효과도 적지 않다.국가위기 상황속에서 대권분쟁을 일삼아서는 안된다는 여론은 비주류의 공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청와대 주례보고차 김대통령을 만난 신한국당 이회창대표는 야권의 영수회담요구를 전달한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보사태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와 국회 국정조사특위활동이 진행되고있는 민감한 시기에 추진되고 있는 영수회담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도 예사롭지 않아 주목된다.〈徐明秀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