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타트랙(5)-타임머신(下)

'완벽하게 금지된 일이 아니면 언젠가 반드시 일어난다'

과학자들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우주시대의 격언이다. 우리는 과학의 역사에서 불가능하리라 믿어온 일들이 결국 실현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해 왔다. 달탐사가 그 대표적인 예다.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에는 달에 우주선을 보내는 일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었다.

그렇다면 시간여행도 가능할까. 현재의 과학이론으로는 시간여행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발표한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빛의 속도는 어디에서나 일정하며 질량을 가진 물체는 빛보다 빨리 진행할 수 없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아인슈타인은 시·공간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시간도 공간처럼 하나의 축을 갖고 있어 일정한흐름으로 미래로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며 때로는 천천히 흐르기도 하고 공간처럼 이동가능하다는것을 밝혀냈다. 시·공간을 이동해서 과거로 가기 위해서는 빛보다 빠른 속도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질량을 가진 물체는 빛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아직도 '웜홀'이나 '닫혀진 시간성 곡선' '양자적 특이점'과 같이 용어를 사용해서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제시한 사람 또한 아인슈타인이었다. 1915년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물질과 에너지는 같은 개념이고 물질이나 에너지가 시·공간을 점유하면 시·공간이 휘게 된다. 따라서 빛의 속도로 이동하지 않더라도 공간을구부려서 먼 우주를 여행할 수도 있고 시간 축을 휘어서 과거나 미래로 여행할 수도 있다.블랙홀은 크기는 작지만 질량이 매우 커서 빛마저 만유인력으로 잡아당긴다. 따라서 엄청난 질량을 가진 블랙홀 주변은 크게 휘어져 있을 것이다. 블랙홀과 연결돼 있는 통로인 웜홀을 이용하면먼 우주나 과거로도 여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기 TV시리즈 '스타트랙'에는 웜홀을 이용해서시간여행을 하는 내용들이 자주 등장한다.

우주선이 블랙홀을 지나 웜홀을 통과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또 목적지에 정확히 도달하기위해서는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아직 많다. 그러나 합리적 이성의 사유를 통해 불가능에 도전하고우주시대의 격언을 실천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정재승(25·KAIST물리학과 박사과정·신경물리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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