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초선의원들이 본 국회 1년

15대 국회가 시작된지 만 1년이 지났다. 힘든 난관을 뚫고 국회에 진입한 초선의원들에게 국회의원직은 그동안 감내했던 고통을 보상받을수 있을 만큼 보람된 것이었던가.

초선의원들의 지난 1년은 노동법날치기, 한보사태등을 지켜보면서 느낀 자괴감과 함께 의원으로서의 예우, 사회적 위치등으로 인한 신분상승(?)을 함께 실감한 기간이었다는 것.이들은 한결같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정치풍토를 성토했다. 단 하루라도 경조사, 행사찬조비등 돈으로 인해 고통을 받지 않은 적이 없다면서 제도적인 보완을 주장했다. 한보사태의 정치인의 무더기 금품수수도 이같은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는 인식인 셈이다.

지역출신 여야, 무소속 초선의원 6명의 얘기를 들어본다.

△이해봉(李海鳳.무소속.대구달서을)=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에는 만족하지만 과거의 구태를 전혀못벗고 있는 국회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는 없고 3김씨의 국회밖에 없다. 중진일수록 기존의 권력비리에 물이 너무 묻은 것 같고 정치술수를 정치역량으로 보는 시각도 하루 빨리 없어져야 할 것이다. 한보사태를 계기로 정치권이 물갈이하는 계기가 되어야 국회가 바른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안택수(安澤秀.자민련.대구북을)=당대변인을 맡아 지난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정도다. 토일요일에는 지역구에 내려와 주민과 만나는등 정신없었다. 가진 돈이 없을뿐 모든 것에 최선을다해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정치의 중심을 다선위주로 해왔지만 이제 어느정도 한계가 왔다. 다선의원들에게 기대를걸었지만 실망감이 앞선다. 이제 1년이 지난 만큼 초선들도 제목소리를 내고 정치판을 정화시키는데 앞장서야겠다.

△백승홍(白承弘.신한국당.대구서갑)=지난 10년간 현장정치에서 활동하다 국회에 들어왔는데 예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민의의 대변자인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의 신뢰와 존경을받지 못하고 있어 솔직히 갈등을 느낀다.

여당이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으며 모든 것이 여당중심으로 가고 있다는데 적지 않게 놀랐다. 국가예산과 국정수행등이 즉흥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데 다시한번 놀랐다. 무엇보다 정치의 실세가되든지, 마당발이 되든지 둘중의 하나만 되면 지역발전에 상당한 도움을 줄수 있음을 느꼈다.△임진출(林鎭出.신한국당.경주을)=남달리 많은 것을 만끽했던 기간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저를 표현하듯 고기가 물을 만난듯 했다. 지역구, 주변사회, 여성계등에서 엄청난 활동을 했다고 자부하고 싶다.

국회의원자격으로서 발언하고 싶은 것, 행동하고 싶은 것등을 최대한 해왔으며 이것에 큰 보람을느끼고 있다.

한보사태로 조금은 자괴감을 느끼지만 선거과정에 유권자들이 후보들에게 요구한 것이 없는지,정치인에게 요구하는 국민의식이 어느정도 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돼야한다.△임인배(林仁培.신한국당.김천)=한해동안 정신없이 뛰었다. 매주 1~2번씩 지역구에 내려와 시정을열심히 챙기고 장차관, 공사사장등과 만나 숙원사업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그러나 생각외로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후원회도 잘안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활동하기 쉽지않다. 제도적인 보완이 없으면 한보사태같은 사건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권오을(權五乙.민주당.안동갑)=기대를 갖고 들어왔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잘되지 않은 것 같다. 국민복지나 정책제시보다는 당리당략이 앞서는 풍토에 상당히 실망을 했다.국회의원 개개인은 똑똑하고 능력있는 분들이지만 3김씨의 정치구도에서는 조직원의 역할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정당, 정파에 매몰되지 말고 헌법기관으로서 위상을 바로잡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 국회의원들이 움직이고 활동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세비를 받는 것보다 4~5배이상쓸수 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 주위에 신세를 지다보면 한보사태같은 문제가 생길수밖에 없다. 제도적인 보완이 절실하다. 〈朴炳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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