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와 TK. 자민련의 양대축이다. 전자는 김종필(金鍾泌)총재를 뜻하나 광의로는 당권파인 충청권의원들을, 후자는 대구·경북의원들을 통칭한다.
두개의 축을 연결하는 고리는 내각제와 야권 후보단일화. 때문에 이들 고리가 최근 들어 힘을 잃게 되면서 JP와 TK의 행보는 갈등을 잉태한 채 제각각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마포당사에서는 독자출마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총재 스스로도 최근 들어 텃밭격인 충청권모임에 잇따라 참석, 후보단일화가 안될 경우 독자출마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왔다. 특히 지난2월 태동한 소장파 사조직인 JP그룹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JP…'란 조직명에서 엿볼 수 있듯김총재의 단독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게 목표다.
이 그룹은 연말대선에서 김총재가 당선되기 위해선 대구·경북권을 확실한 지지기반으로 장악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전략차원에서 선거관련 업무를 TK측에 전담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알려졌다. 지난 16일엔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설 뜻을 시사한 바 있는 박철언(朴哲彦)부총재를초청, 의중을 직접 타진하기도 했다.
물론 이같은 JP그룹의 시각에 김총재도 일정 수준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승리를위해서라면 선거업무 뿐만 아니라 총재직등 당권도 TK측에 넘겨주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총재로선 현실적으로 주저할 수밖에 없다. 충청권의원들의 반발은 부차적이다. 더 큰 이유는 "그렇게 해도 단독출마라면 당선을 확신할 수 없다"는 판단때문이다.
그것보다는 꺼져가는 내각제개헌 불씨를 되살려 자신은 물론 충청권의 정치적 지분을 담보받는게 더 나은 전략인 것이다. 때문에 개헌협상의 총사령탑인 총재직을 내놓고 후보직만 거머쥔다는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인 것이다.
즉 한 손에는 단독출마 카드를, 그리고 다른 손엔 내각제 협상카드를 쥔채 정치적 행보를 계속해나갈 수 밖에 없다. 이같은 JP행보는 TK측의 정치적 단합을 가속화시키고있다. 이들 역시 정치적 지분을 보장받을 수 있는 내각제 개헌을 최대 전략으로삼아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내각제열기가 정치권에서 식어가고 있는 데다 이를 위한 전술인 야권의 대선후보 단일화 역시 가시권에서 멀어지고 있는것이다. 탈당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지난 17일 지역의원들 모임에서는 변화된 모습이 뚜렷이 감지됐다.
비공개로 열렸던 이날 모임후 박부총재는 공식적인 브리핑을 통해"후보단일화를 위해 지역의원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며 어려울 경우 단합된 정치적 행보를 모색하자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정치적 단합을 대외적으로 공언한 것도 처음이지만 종래까지 이에 소극적이었던일부의원들까지도 한 목소리였다. 박부총재측은 한양대 특강 일정이 잡힌 내달 27일을 JP측을 향해 포문을 열기 위한 D-day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그는 수차례나 "5월까지 대선후보 단일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국민앞에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을 경우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해 왔었다.
사실상 김복동(金復東)수석부총재 등 지도급 의원들은 이미 독자행보에 들어섰다. 오는 5월초 서울에서 TK의원들을 주축으로 수도권 등의 원내외 지구당위원장들을 멤버로 한 정치결사체인 '21세기모임'을 결성키로 한 것이다.
물론 내각제 구현이 목표다. 김수석부총재를 회장으로 추대한 가운데 박부총재가 조직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다.
JP와 TK간의 엇갈린 행보가 어떤 결말을 보일지 현재로선 속단키 어렵다. 그러나 한가지 사실만은 분명하다. 야당 그것도 제2야당의 총재일 뿐인 JP나 그같은 당안에서 제 2세력권을 형성하고있는 TK는 모두, 정치적 종속변수일 수밖에 없는 현실앞에서 스스로조차 행보를 장담키 어렵다는 점이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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