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려와 가능성의 세계에만 머물렀던 북한판 '보트피플'(Boat People)이 12일 처음으로 현실로 나타남으로써 대량 탈북난민사태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신의주를 출발해 3일동안 남하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정부는 이들이 해로를 통해 곧바로 남쪽으로 귀순한 북한판 첫 '보트피플'로 파악하고 있다.지난 87년 김만철씨 일가가 동해안을 이용, 일본으로 망명을 신청한 뒤 대만을 거쳐 최종적으로한국으로 귀순해왔고 지난 1월 22일에는 김형진·유송일씨 두가족이 중국에서 배편을 구해 한국으로 망명해 온 바 있다.
그렇지만 이번 두가족의 탈북사건은 북한에서 선박을 이용해 직접 한국으로 귀순해 온 첫번째 사건이라는 점에서 향후 북한체제의 진로와 관련해 우리 국민과 당국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일부 북한전문가들은 "북한 식량난이 심각한 지경에 다다름에 따라 그동안 우려됐던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대규모 북한판 보트피플 발생이 곧 닥쳐올 수 있는 당면문제임을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양에 상주하고 있는 국제기구 관계자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북한당국은 주민들에 대한 1일식량배급량을 기존 8백g에서 1백~3백g으로 줄였으며 이에 따라 아사자들도 속출하고 있는등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북한이 올봄 최악의 식량난에 접하게 될 것으로 예측해온 전문가들은 추가탈북자 발생 가능성을 지적하며 정부차원의 대량탈북사태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이들 두 가족이 해로를 택한 것은 최근 들어 두만강, 압록강을 건너 탈북사태가 잇따라 발생하자북한당국이 압록강·두만강 등 국경지역경비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따라서 북한당국이 식량난과 사회주의체제의 모순 등 내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주민통제와 국경지역 경비강화에만 집착할 경우 이같은 탈북사태는 계속 발생할 것이며 그 규모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황장엽 전북한노동당비서의 탈북망명사건에 이어 이들 두가족의 탈북사건은 현재 북한에서는 지도층, 소외계층 할 것없이 전주민이 체제에 대한 갈등과 동요를 느끼고 있음을 잘 대변해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최근들어 가족단위의 탈북사태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의 감시 및 주민통제체제가어느 정도 붕괴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어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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