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경을 가꾸는 사람들(13)

"현풍여고 오복수 선생님"

'우유팩 선생님' '우유팩 킬러'. 현풍여고 학생들이 오복수교사(60·여)를 부르는 별명이다. 오 교사도 그 별명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학교 쓰레기장의 우유팩, 알루미늄 캔등 쓰레기를 분리수거할 뿐만 아니라 인근 약산온천,현풍초등학교, 가요방, 약국, 사진관 등지를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있다. 극성스런 그녀가 학교밖까지 나서는 것은 현풍여고 쓰레기양이 얼마 되지 않는데다 매일 2시간가량 쓰레기를분리수거해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쓰레기 분리수거가 몸에 배었기 때문.

오교사는 지난 92년 복현여중에 근무할 때부터 쓰레기 분리수거에 나서게 됐다. 당시 쓰레기소각장이 없었던 복현여중의 쓰레기는 청소차가 와서 수거해갔으나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까지 가져가 미리 분리수거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 그녀는 재활용쓰레기를 판 대금으로 학급통장을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눠주었고 처음에 지켜보기만 하던 동료교사들과 학생들도 그녀의 활동을 도와주었다. 분리한 쓰레기를 자원재생공사에 옮기기위해 새벽에 집을 나서는 일도 부지기수였을정도로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기울였다.

지난해 현풍여고로 옮기고나서 오교사는 쓰레기분리수거작업을 새로 벌여야 했다. 학생들에게 그의미를 가르치고 약산온천 직원들에게도 분리수거 요령을 설명하는등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활동을 벌여 이제 어느 정도 기반이 잡혔다. 사비를 들여 개인적으로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오는 학생들에게 화장지를 나눠주기도 하고 이를 대구녹색연합에 가져다주는 대신 휠체어를 받아와 장애인들에게 기증하기도 한다.

오교사는 "제가 활동하는 영역안에서나마 쓰레기를 깔끔히 처리할수 있는데 대해 만족합니다"고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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