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한국대의원선출정기대회 새기류 확산

"알아서 찍어라"

전당대회 대의원 선출을 위한 신한국당 지구당 정기대회가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이전의여당경선 양태와 전혀 판이한 신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대의원표를 조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각 지구당위원장이 대의원 자유의사에 맡기거나 특정주자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9일까지 전국에서 치러진 총1백개지역의 행사장 표정을 보면 일단 절반인 50여개지역의 지구당위원장이 특정주자 지지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특이한 대목은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2개지역에서 대의원들이 자율투표, 자율조정토록 했다. 이 수치는 아직 여당전체로까지 확산되지는 않고 있지만 그래도 정치발전의 첫걸음으로 높이평가될 만하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이와 좀 다르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일례로 이회창계로 분류되어온 함종한의원(강원 원주갑)과 이수성(李壽成)고문을 지지하는 장영철의원(경북 군위칠곡)같이 대의원표를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다소 위장된 감을 강하게 풍긴다.

그래서 정가는 대의원 자율존중의 흐름이 아직은 이르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박범진, 이상희의원 등 극소수의원들은 순수하게 대의원 자율투표를 시도하고 있지만 대의원의사 존중을 표명한위원장들이 결국은 특정 주자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정치통으로 알려진 모의원은 "현재 상황에서는 특정주자 지지를 밝힐 수 없지 않느냐"면서"우리정치풍토에서 끝까지 중립을 지킬 의원들이 과연 몇명이나 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이다. 향후정치적 입지를 고려하면 특정주자 줄서기는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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