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법앞에서는 모든 사람이 태어나면서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은 봉건적 불평등 신분제를 타파하기 위해 1789년 프랑스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에서 처음 채택됐다. 이후 미국헌법이 이를받아들인데 이어 모든 근대입헌국가들이 헌법에 규정하게 되었다. 우리헌법 제11조도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하며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권력이나 법집행자의 자의(恣意)때문에 '만인에게 불평등'하다는 법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국민들의 법감정을 실증이라도 하듯 사법기관에 몸을 담았던 전직판.검사들이 자전적 저서를 통해 이같은 사례들을 폭로하고 있어 국민들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지난93년 검사출신인 김용원변호사가 '브레이크 없는 벤츠'라는 자전적 책을 통해 '권력자가 하명하면 득달같이 그 명령을 수행해내는 청소부, 망나니 역할을 검찰이 해왔다'고 혹평하며 여러가지 실례를 제시해 '검찰권 독립…'이허황된 구호임을 입증했다. 이번에는 전직판사출신인 방희선변호사가 '가지 않으면 길은 없다'라는 책을 통해 '사법부는 사회가 생각하듯 고고하고 순결한 지성의 세계가 아니다. 촌지와 향응 그리고 전관예우가 일반화해 있다'면서 사법부에 몸담으면서 겪은 부조리양태를 고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전직판.검사들의 이같은 내용의 글은 금시초문은 아니다. 사람들의 입을 통해 흘러다니는 얘기지만 당사자들에 의해 확인된 것이기에 충격이 크다. 사법기관의 개혁이 더욱 절실해질 뿐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