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단일국가 EU의 개막

동서 유럽이 화해시대로 접어들면서 새질서속에 '공존의 장'을 함께 열고 있다.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들은 최근 암스테르담 정상회담에서 '재정안정과 성장에 관한 협약'을 승인함으로써 해묵은 숙원인 유럽 통합의 꿈을 현실로 만져볼 수 있게 됐다.

이 작업을 위해 지난달 27일에는 NATO(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러시아의 17개국 정상들이 파리의 엘리제궁에 모여 '나토·러시아간 기본협정'에 서명하여 궁극적인 유럽통합 내지 확대에 따른 걸림돌을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건 7월 마드리드 정상회담에서 나토 신규가입국을결정하면 유럽의 안보는 아무런 이상없이 그들의 공통적 꿈을 향해 진군할 수 있게 된다.EU가 이번 암스테르담협약을 우여곡절을 거쳐 일궈냈기 때문에 오는 99년부터 '유로'라는 이름의 단일통화체제로 들어갈 수 있어 사실상 경제통합도 마무리를 한 셈이다. 그러니까 안보와 경제를 EU라는 명의속에 한끈에 묶어 두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정치통합 문제는 회원국 상호간의 양해와 이해로 쉽게 해결되리란 전망이다.

이제 EU는 국경·외교·금융·사법등 종전까지만 해도 나라별로 책임지고 있던 자질구레한 과제들이 공동의 틀속에서 묶음별로 해결 될 수 있기 때문에 남아도는 국력 즉 경제력은 삶의 질 향상에 투자할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유럽의 역사는 사실상 전쟁의 역사였다. 영국·독일·프랑스·이태리등 유럽을 대표하는 나라들은 모두가 서로 적이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전쟁을 극복하고 평화를 추구하는이상론에 근거하지 않아도 '적과의 동침'이 EU경제의 주도권 확보에 필수요건으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각 나라들의 합의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각국들이 EU라는 하나의 벨트로 묶어두지 않으면 1·2차대전을 치르면서 경제대국으로성장한 미국과 전후의 발랄한 경제기적을 이룬 일본, 그리고 웅크리고 있는 대호(大虎) 중국을 도저히 따라잡기는 커녕 밀고 들어오는 압력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EU는 21세기로 진입하면서 사실상 통화화폐를 같이 사용하고 안보를 공동책임지는 단일국가로지구촌 전체에 엄청난 파워를 행사하는 초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U는 지금 통합과 연대의 단계를 밟으면서 유럽이란 경제블록만을 위해 이윤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시대로 예고되는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통합하고 단결하는 일련의 '경제블록'들을 볼때 경계를 늦춰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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