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맞벌이부부 자녀들 야간진료 병·의원 활용을

딸 하나를 둔 맞벌이 주부 김모씨(29).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아이가 감기에 걸렸는지 며칠째 기침에 열까지 나지만 병원에 데리고 갈 사람이 없어 약국에서 약만 사다 먹인다. 영 나을 조짐이 보이지 않아 생각같아서는 자신이 직접 딸을 데리고 가보고 싶지만 퇴근후 서둘러 귀가해도 병(의)원들은 6시만 되면 문을 닫는다. 근무중 짬을 내기란 더욱 어렵다.

이처럼 낮동안 직장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직장인들이나 맞벌이 부부, 야간에 활동하는 사람들이증가하면서 이들을 겨냥해 밤까지 진료시간을 연장하는 병(의)원이 늘어나고 있다.여성전문병원인 효성병원은 직장여성들과 야간 자율학습 등으로 병원갈 시간이 없는 사춘기 소녀들을 위해 사춘기 및 미혼여성 클리닉 을 운영한다. 이 클리닉에서는 쉽게 산부인과를 찾기 힘든 미혼 여성들을 대상으로 월경이상이나 질병치료, 성에 대한 궁금증 해결을 위한 상담, 결혼전신체검진 등을 해준다.일반 환자들이 적은 매주 수요일 오후7시부터 두시간동안 열리며 진료를받으려면 전화로 사전에 예약을 해야한다.

월성지구에 있는 열경한방병원은 매일 오후6시부터 9시까지 직장인을 위한 야간진료 를 실시한다. 예약없이 접수를 해도 침치료 등 각종 한방치료를 받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하는 재진환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것이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의원급으로는 드물게 밤 11시까지 문을 여는 공평동 차소아과의원은 공휴일에도 같은 시간까지소아과, 내과환자의 진료를 한다. 오후 5시 30분부터 1시간동안 저녁식사 시간이므로 이를 고려해내원해야 한다. 진료과목에 소아과가 포함된 만큼 주요 환자들은 맞벌이 주부와 자녀들. 의원측은대구시내뿐 아니라 영천, 경주 등 경북지역의 주부들이 직장을 마치고 자녀와 함께 밤늦게 진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대부분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의)원 역시 야간에 응급실을 통해 일반 환자들를 진료한다.이밖에 동네 의원에서도 원장의 운영방침에 따라 야간진료를 하거나 휴일에도 문을 여는 곳도 있으므로 병원갈 시간이 없다고 푸념만 할 것이 아니라 주위 병(의)원의 진료시간을 문의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처럼 야간진료를 실시하는 지역의 병(의)원들이 확대되는 것은 직장인뿐 아니라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야간쇼핑, 취미생활 등 야간생활의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 불경기로 인해 진료시간을늘려서 되도록 많은 환자를 유치하려는 병(의)원측의 경영전략도 이런 움직임을 촉진하는 원인이되고 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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