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축제분위기속에 닻을 올린 '홍콩 차이나'호는 과연 '사회주의속의 자본주의'라는 세계 초유의 모험을 제대로 헤쳐나갈수 있을 것인가.
지난1일 새벽 홍콩특구 취임식 장면은 특구의 앞날이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취임식은 그동안 사용돼온 영어 대신 새로 공용어에 추가된 중국 표준어인 보통어(만다린)로 진행됐는데, 광동어를 사용하는 일부 참석자들은 이를 잘 알아듣지 못해 진땀을 뺐다.이같은 장면들은 축제의 막이 내리는 순간부터 홍콩주민들이 피부로 느낄수밖에 없는 현실적인문제들이다. 물론 주민들은 언어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보통어 공부에 열심이다. 공무원과 교사들에게 국한됐던 보통어 학습 열기는 아파트 등 주택가에까지 확산돼 보통어 학원은 수강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는 내년부터 보통어가 학교 필수과목이 되고, 사업상 중국과의 거래에서도보통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생존차원의 자구책이라 할 수 있다.
공무원들이 중국 공산당사와 정치 체제 관련서적 등을 읽으며 이른바 정치학습에 열중하고 있는것도 홍콩의 변화를 실감케한다. 학생들은 아편전쟁이 침략전쟁으로, 중국은 조국으로, 중화민국은 대만으로 각각 바뀐 개정 교과서를 배워야 하고 중국의 역사와 지리, 문화도 공부해야 한다.소리소문없이 주민들의 일상속으로 파고드는 중국화의 바람은 현실 적응력이 뛰어난 홍콩 주민들의 노력여하에 따라 성공적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 그러나 1세기가 넘는 영국지배를 통해 자유와인권의 소중함을 체험한 홍콩인들에게 중국과 특구 행정당국이 구태의연한 사회주의식 통제를 강요할 경우 마찰이 거세질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밖에도 특구가 해결해야할 문제는 산적해있다. 주택문제를 비롯해 대륙으로부터의 이민 문제,교육의 질 개선 등 난제들을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할 경우 홍콩의 번영에 걸림돌이 될 것은 분명하다. 특히 부동산가격의 폭등으로 주택난이 가속화되고 있는데다 대륙으로부터의 불법이민 증가는 주택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때문에 동건화(董建華) 행정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주택난해결에 전력을 쏟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어 빠른 시일내에 해결되기는 어려운 실정.부패와 빈부격차도 문제다. 특히 홍콩에 진출한 2천여개 중국 기업들이 권력을 배경으로 공무원과 결탁, 온갖 이권을 챙기고 투기에 나서게 되면 홍콩 번영의 토대를 이뤄온 자유경쟁이 삽시간에 무너질 우려가 많다. 여기에 대륙의 사회주의 평등사상이 유입될 경우 못가진 자들의 가진 자에 대한 반감과 저항이 깊어질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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