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바람이 휘몰아치는 어두운 산중. 사내하나가 하얀원피스를 입고 귀신같이 길게 머리카락을늘어뜨린 여자에게 쫓겨 벼랑끝에서 발버둥치고 있다.
풀지못한 원한이라도 간직한 듯 여자는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고 혀를 날름거리면서 기다란손톱을 위협적으로 휘두르며 당장에라도 남자를 덮칠 듯한 기세이고 사내는 자칫 한발만 더 내디디면 무엇이라도 집어삼킬 듯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는 폭포아래로 떨어질 듯한 아슬아슬한 모습이다.
늦은 밤 강원도 오대산국립공원 소금강안 무릉계 폭포. 여름날씨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공기는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얼굴과 목, 팔 등에 뱀비늘무늬의 흉터자국이 도드라진 여자가 내뿜는 한기가 주변을 압도했기때문이다.
국민들의 여름나기를 책임진다는 각오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그림을 낚기에 여념이 없는 KBS2TV 전설의 고향 의 제작현장은 이렇듯 언제나 으스스하다 .
오는 12일 첫방송을 목표로 현재 16편이 준비되고 있는 이 납량특집시리즈가운데 이날 카메라에담고 있는 작품은 오는 8월 2, 3일 2부작 연속으로 나갈 이무기의 사랑 (극본 최민수 연출 전기상)편.
생명의 은인을 배신한 자들 때문에 승천을 손꼽아 기다리던 중 억울하게 죽은 이무기(용이 되지못한 전설상의 구렁이)의 화신이 시공간을 초월, 과거를 뛰어넘어 현대에서 다시 태어나 복수한다는 줄거리의 SFX영화식 드라마로 강원도 태백에서 전해오는 검룡소애라는 전설을 토대로 하고있다.
이날 찍고 있는 내용은 특히 전생의 한을 품고 눈먼 소녀 단영(최정윤 분)으로 환생한 이무기가자신을 죽인 자를 궁지로 몰아 넣고 있는 긴박감 넘치는 장면이다.
고작 몇분되지도 않을 이 장면 하나를 위해 제작진은 엄청난 시간을 쏟아부어야 했을 뿐더러 목숨의 위험까지 감수해야만 했다.
좀더 그럴싸하게 보여줄 참으로 여섯명씩이나 되는 분장사를 동원했는데도 특수분장하는데만도 1시간은 족히 걸렸으며, 전날내린 비로 바위가 미끄러워 움직이기 곤란한데도 불구하고 4.5m높이의 무릉계 폭포 바로 위에서 촬영해야 했다.
게다가 영상효과를 살리기 위해 인공연기를 뿜어야하는데 이날따라 바람까지 세차게 부는 바람에스모그가 쉽게 흩어져버리는 등 여러가지 악조건속에서 일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연출을 맡은 전기상PD는 이와 관련 닷새전에 내려왔는데 장마로 이틀씩이나 펑크를 내는 바람에 이렇게라도 밤샘작업을 하지 않고는 촬영을 끝마칠 수 없는 실정 이라고 제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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