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문화의 분석틀' 제시한 책 나와

한국문화를 꿰뚫고 있는 전체적 틀은 없을까. 이광수 등의 성격론(性格論), 신채호의 원형론(原形論), 김동리씨 등이 주장하는 정한론(情恨論), 조동일 등이 내세우는 이기론(理氣論) 등 지금까지제시된 우리 문화의 성격을 규명한 분석의 틀은 다양하다.

이러한 연구와 담론은 지금도 계속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문화의 틀을 제시한 연구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최봉영 한국항공대교수는 '혼신(魂神)과 정한(情恨)'이라는 구조로 조선시대 유교문화와 개화기,일제시대, 분단 등을 거치면서 우리 문화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분석한 '한국문화의 성격'(사계절)을 냈다.

최교수는 의리는 삶이 지향하는 당위이고 정한은 당위를 바탕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과정을 말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정(情)으로 발산되며 발산되지 못한 정이 내부에 축적되어 응어리진 것이 한(限)으로 정의한다. 혼신과 정한은 논리적구조는 의리와 정한의 구조와 같으나 민족과 국가적위기라는 시대적필요에 따라 변형됐다고 보고 이는 충혼 충절 의열 등으로 표현되며 우리의 행동양식과 문화를 결정짓는 단초가 됐다는 것.

저자는 개화기 이후 형성된 신문화는 위기의 순간에서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탐색·확인하는 과정에서 혼과 정신을 강조하게 됐고 이를 민족문화수호의 명분으로 삼아왔다는 논리를 편다.최교수는 일본과 중국의 문화성격을 문화의 주도세력과 의리와 정한, 혼신과 정한의 구조로 분석하고 한국의 선비, 일본의 사무라이, 중국의 사대부들이 어떻게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했고 개화기라는 문화적 정체성의 위기에 대응했는지도 비교분석했다.

'문화연구의 새로운 토픽들'(문화과학사)는 한려산업대 이동연 교수가 현대 대중문화를 날카롭게분석한 문화비평서.

90년대들어 문화담론과 문화비평이 80년대 민족문학론을 대체하는 새로운 방법론으로 등장한 가운데 이교수는 대중문화속에 감추어진 문화환경과 문화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교수는 "다문화시대 우리 문화산업의 현실은 다국적 문화기업의 판매현장에 불과하고 문화제국주의이데올로기에 매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시대의 스타와 문화주체, 대중음악과 스포츠의 사회학, 문화연구의 새로운 실천과제 등 전방위적으로 우리 대중문화를 해부하고 있다.〈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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