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첫 사무관 승진심사제 평가

대구시가 처음으로 올해 실시한 '심사에 의한 사무관 승진 후보자 결정'이 26일의 명단 확정 발표로 마무리됐다. 시험에 의해 결정하던 종전 방식을 버린 첫 케이스여서 과연 소기의 성과를 거뒀는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새 방식이 어떻게 운영되는가에 따라 자신의 앞날 승진문제까지 걸리게 됨으로써 중하위직 공무원들에겐 절대절명의 관심사로 부상하기도 했다.

◇승진서열과의 차이

=인사 명부상 승진서열이 이번 심사 방식 때문에 어떻게 교란됐는가가 가장 큰 관심거리. 그러나대체적으로는 승진서열 대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가 밝히지 않아 정확하게는 알 수없으나 서열이 늦은데도 '발탁'된 경우는 20%% 정도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얼마간 교란은 시험제 때도 있는 것. 추천위원들이 인사명부 등 제시된 평점 자료를 많이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정실인사의 배제

=대구시의 심사제는 '정실인사 배제'라는 아주 좋은 전례를 만든 것으로 일단 평가받고 있다. 종전이라면 승진 대상자 결정에 시장이나 부시장, 심지어 인사부서 관계자까지도 어느 정도 관여할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었다. 특히 시장이라면 명부서열에 관계 없이 "누구 누구를 승진시키라"고지명할 권리가 있었고, 또 실제 그런 일이 많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대구시가 확정한 심사제 방식은 거의 '선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개리에승진대상자를 결정토록 했다. 이것은 문희갑 시장이 인사에 관해 절대 공정을 기하겠다는 명백한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이번 경우 4-5-6급 직원 무려 6백명이 추천위원으로 참가해 독자적으로 승진후보자를 뽑았다.

물론 인사위원회가 이어졌고 부시장-시장 결재 절차도 뒤따랐지만, 거기서는 추천위가 가리지 못한 우열 등을 결정하는 정도의 역할에 머물렀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승진후보자 구성

=기술직은 대구시가 일괄해서, 행정직은 대구시와 각 구군청이 각각 승진후보자를 결정하고 있다.올해 결정할 후보자는 무려 총68명. 행정직이 47명, 기술직이 21명이다. 또 대구시 결정분이 33명,구청 결정분이 35명이다. 시 결정분 중에서는 행정직이 12명, 기술직이 21명이었다.기술직 중에선 '기업행정'직이 2명, 토목직이 3명, 수도토목직이 1명, 건축직이 3명, 보건직 1명,임업직 4명, 농업직 3명, 환경직 2명, 화공직 1명, 간호직 1명 등이었다.

◇승진후보자 결정 특징

=임업직-농업직이 특별히 많이 승진됐다. 그것은 종전 행정직이 배치되던 직책 각 2개와 3개를이들에게 넘겨줬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더욱이 이번 인사가 실행되면 사상 처음으로 임업-농업직이 3명 동장으로 배치될 전망이기도 하다.

환경직도 예상 보다 1명이 더 승진됐다. 이것 역시 행정직이 맡고 있던 보다 상급직 한자리를 환경직에게 넘겨주기로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간호직은 승진 자리가 없다가 한자리 새로 마련됐다. 보건직이 맡고 있던 자리 하나를 간호직으로 넘겼기 때문. 이때문에 보건직의 반발도 컸으나, 임업직-농업직-환경직-간호직 등의 보직확대는 불가피하고 필요한 조치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일부는 너무 인사적체가 심하고, 일부는 전문성 때문에 기술직에 맡기지 않을 수 없는 자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행정직의 열세화 흐름은 "행정직도 이제 분야별로 전문화되지 않으면 설자리를 잃어갈 수밖에 없다"는 경고로 받아 들여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통업무를 보다가 느닷없이 다음해엔 환경으로, 다음해엔 경제로, 다음엔 문화로, 체육으로, 복지로… 흘러 다니다간 전문성을 상실, 시대흐름에 역행함으로써 "어느 곳에도 필요 없는 인물"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사회가 급속히 전문화시대로 접어든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승진후보자 배치

=이들은 앞으로 내무부 초임관리자 과정 교육에 파견돼 6주간의 교육과정을 거친다. 때문에 9월중순은 돼야 시청 계장 혹은 구청 과장, 동장 등 직책에 보임될 수 있을 전망. 마침 8월20일쯤엔대구시에 대규모 3급~4급 인사가 예정돼 있어 그에 뒤따라 과장급들이 움직인 뒤 후속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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