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체첸 살인죄 부부 공개총살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체첸 공화국정부가 회교법에 따라 범죄자들에 대한 공개총살을 전격적으로 집행해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3일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 중심가의 민족우호광장에서는 수천명의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살인죄를 저지른 부부가 공개총살됐다. 이에앞서 회교법정은 남편과 그의 첫째, 둘째 부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는데 임신중인 두번째 아내는 출산이후로 사형집행이 연기되어 이날 가까스로 목숨을건졌다. 사형이 집행된 후에도 "본보기로 삼는다"면서 시체를 계속 광장에 내버려두고 있는 체첸당국은 "앞으로 러시아법이 아니라 전통적인 회교율법을 준수할 것이며 질서회복을 위해서 이러한 공개처형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잔혹한 공개총살 장면이 러시아 텔레비전을 통해 러시아와 유럽전역에 공개되면서 국제사회는 경악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때마침 개원한 러시아 하원에서 의원들은 예산안 등 현안을 제쳐둔채 "국제법상으로 여전히 러시아연방의 일원인 체첸이 아무런 법적인 근거없는 공개총살을 자행한 것은 야만적인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겐나디 셀레즈네프 하원의장은 "러시아내에서 회교법과 같은 관습법이 적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카스피해 석유운송관 등 많은 현안을 놓고 체첸측과 협상중인 러시아 정부는 체첸정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역시 이번 사건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는 입장이다.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에는 공공연히 러시아법을 무시해 체첸의 독립적 지위를 세계에 과시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언론들도 일제히 체첸이 중세의 암흑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적인 인권보호단체인 헬싱키 워치는 "체첸은 공개처형을 자행하는 이란, 북한, 나이지리아 등의 뒤를 따르고있다"고 비난했다.

〈모스크바·金起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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