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리야, 어서 일어나 엄마의 목소리를 들어보렴. 엄마와 함께 가자. 너 혼자 무서운 세상에 보낼 수는 없단다"
어른들의 한 순간 빗나간 욕심에 끝없이 펼쳐질 행복의 나날들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나리양이13일 오후 스산한 날씨속에 한 줌의 재로 사그라들었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희뿌연 연기는 화장을 지켜보는 가족들과 주변사람들의 가슴속에 '나리야,부디 이 세상에서 겪은 아픔을 잊고 저 세상에서는 평온하게 살아가렴'하는 간절한 소망을 피웠다.
지난달 30일 유괴돼 끔찍한 두려움속에 떨다 비명에 간 박초롱초롱빛나리양(8)의 영결식이 13일낮12시부터 1시간동안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강남병원에서 가족, 친지, 그리고 친구들이 자리한가운데 치러졌다.
전날 나리양 사체 발견 소식을 듣고 실신하기도 했던 나리양 엄마 한영희씨(41)는 영결예배와 경기도 성남에서 화장이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나리의 영혼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잃은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리를 위한 기도뿐이었다.나리를 찾아온 학교 친구 6명이 나리의 영정앞에서 "나리야 잘가, 안녕"하며 울먹일때는 주변에있던 어른들의 눈망울이 붉게 물들었다.
단순한 슬픔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토록 청초하고 순수했던 작은 영혼이 어른의 돈욕심 때문에 피지도 못하고 꺾였다는 자괴감이 더했다.
한 줌의 하얀 재로 변한 나리양 유해는 며칠동안 집에 머문뒤, 온 국민이 오랜만에 가족과 모여사랑을 나눌 시간인 추석날 차디찬 서해안 대천해수욕장 앞바다에 뿌려진다.
대천해수욕장은 나리양 가족이 지난 여름 1박2일로 피서를 떠나 마지막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바로 그곳.
나리양 아버지 박용택(朴龍澤·41)씨는 "나리가 살아 생전 가장 행복해하던 곳에서 나리를 보내야 이 세상에서 불어닥친 고통을 잊고 평안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참담해 했다.대천해수욕장 바다를 배경으로 해맑게 웃으며 한껏 포즈를 취한 사진속의 나리를 가족들이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본 시민들은 영원히 나리를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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