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찐 갈치에 단맛 가을 무로 보글보글

퉁퉁 살찐 갈치에 쑹덩쑹덩 가을 무를 썰어넣고 얼큰하게 양념을 풀어 한바탕 끓여낸 갈치찌개,국물을 적게 잡아 달큼짭짤하도록 졸여낸 갈치조림, 기름을 둘러 노릇노릇 구워낸 갈치구이…. 이쯤되면 아무리 밥맛이 없는 사람이라도 입안에 군침이 돌만하다.

또 가마솥의 밥이 뜸들때쯤 어머니가 자반갈치 몇꽁댕이를 보리짚으로 싸서 아궁이 잿불위에 얹어 구워 재를 털어내며 먹었던 그 맛은 중년이상의 사람들에게 추억의 맛으로 남아있다.무가 단맛이 들 무렵이면 바다의 갈치도 맛이 오를 때이다. 여름갈치는 살이 연해 부스러지기 쉽고 가을갈치는 살도 찌고 육질이 단단해 맛이 한결 좋아진다.

"갈치는 10~11월에 가장 많이 나오고 맛도 좋다"는 서문시장 어물전의 김성식씨는 "껍질이 거므레한 먹갈치는 주로 여수, 삼천포, 마산 등지에서 올라오고 표면이 은빛으로 미끈거리는 낚시갈치는 대개 제주도산"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예년보다 약간 비싼 수준. 생갈치의 경우 길이 50cm정도의 작은 것이 마리당 5천원선, 70cm정도 되는 중치는 1만원, 1m정도의 큰것은 1만5천원선에거래되고 있다. 자반갈치는 대부분 지난해 가을에 소금간을 해둔 것. 마리당 작은 것은 3천원내외, 중치는 6~7천원, 아주 큰것은 2만원가까이한다.

요즘은 중국산 수입갈치가 많이 들어오는데 전문가들도 육안으로 구별하기가 쉽지않다. 국산갈치가 뼈가 촘촘하고 수입갈치는 대개 뼈가 굵고 엉성해보이며 먹을때 구수한 맛대신 텁텁한 맛이느껴진다. 살때는 눈알과 아가미가 싱싱한것, 살이 탱탱한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갈치의 영양성분은 100g당 수분 74%%, 단백질 18.2g, 지방 6g, 회분 1.5g, 당질 0.3g, 칼슘 12mg,인 150mg, 철분 0.6mg에 비타민A, B1, B2, 나이아신 등이 소량 들어있다. 단백질 함량이 많고 지방이 알맞게 들어있어 맛이 구수하나 인산의 함량이 많은 산성식품이므로 채소와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무가 맛있어야 갈치요리가 맛있으므로 단맛이 돌고 단단한 무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은백색 표면은 영양가가 없고 소화도 안되므로 긁어내고 조리하는 것이 좋다. 경상도 지방에선 갈치요리로 조림, 찌개, 구이 등을 주로 하고 전라도에서는 찜을 하기도 하며, 제주도에서는 갈치국을 즐기기도 한다. 조림, 찌개, 찜같은 요리는 대체로 무, 대파, 감자, 청홍고추, 쑥갓, 양념(고춧가루, 마늘, 생강, 간장, 소금, 후추 등) 을 넣고 물의 양만 조절하면 된다. 찌개의 경우 재료가 물에거진 잠길정도로 붓는 것이 적당하다. 무, 양파, 파를 삶은 물을 사용하면 한결 국물맛이 좋아진다. 센불에서 한소끔 끓이다 불을 줄여 보글보글 끓이면 진한 국물맛을 즐길 수가 있다.〈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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