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신업태의 급부상으로 4년여의 오랜 불황의 늪에 빠져있던 일본 백화점들이 명예회복에 나서고 있다.
9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활발한 투자와 출점으로 불황을 몰랐던 백화점들은 93년 버블경제 붕괴이후 대형점 2백35개중 4분의 3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고초를 겪었다.
과잉투자로 인한 토지비용, 인건비부담 등은 백화점들의 숨통을 옥죄왔다.
더구나 소비자들의 외면은 백화점에겐 더없는 충격이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동경 신주쿠의 다카시마야 타임스퀘어.
백화점 복권의 상징적인 점포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백화점으로 돌려놨다.
다카시마야는 모든 상품을 취급해야 한다는 백화점들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버렸다. 백화점매장을 계획보다 줄여 의류 잡화만 배치했다. 대신 도큐헨즈(생활용품) 기노쿠니야(서적) HMV(CD음반) 등 전문점을 입점시켰다. 이업태와의 협력으로 고객집객력을 최대한 높여 이익증대를 가져왔다.
인근의 이세단 미쓰코시 게이오 오다큐 등의 백화점들도 다카시마야 죽이기 보다는 공생 공존을통해 동반이익을 노렸다.
경쟁업체나 신업태와 손잡는것을 금기시 하고 어떻게하면 밟고 일어서는데 몰두하는 국내 유통업체로서는 더없는 본보기다.
타임 스퀘어는 일본백화점의 경쟁구도를 업종간에서 지역간의 경쟁으로 바꿔버렸다. 실제 신주쿠가 일본 최대의 백화점상권으로 등장한 반면 긴자지역은 고객유출로 선두자리를 신주쿠에 넘겨줘야만 했다.
백화점들은 공존과 협력이면에 인원감축 조직개선 시스템및 자사상품 개발 등 생존을 위해 뼈를깎는 고통을 감내했다.
다카시마야 신주쿠점은 1천여명의 출점인력을 3백명으로 대폭 줄였다. 일괄계산시스템을 도입, 층별로 1~2개의 계산대만 뒀다. 도난방지시스템, 상품규격화를 통해 판매사원을 대폭 줄이고 불필요한 협력업체사원도 직영사원으로 대체했다.
미쓰코시백화점 본점은 인건비 절약을 위해 근무시간과 인원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시차제 출퇴근제를 이용, 근무인원의 30%%는 오전9시30분에 출근,오후5시30분에 퇴근하고 나머지70%%는 정오에 출근 오후8시에 퇴근토록 했다.
비효율부문도 과감히 도려냈다.
세이부백화점은 채산성이 낮은 정보 문화센터를 폐지했으며 미술관 등은 외부에 위탁관리하는 방법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또 미쓰코시백화점은 특판부문이 수요급감으로 적자가 누적되자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하던 특판부문을 폐지하고 일반고객은 자사카드 할인방식으로 구매토록했다.21세기를 대비, 정보 관리 등 각종 시스템개발을 통한 소프트 인프라 구축이 현재 일본백화점의최대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백화점이 지상목표였던 매출증대에서 벗어나 이익제일주의로 전환하는 기점이 되고 있다.
게이오백화점은 매장운영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자주형운영매장을 조성, 판매사원의 부대업무를줄이는 업무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단품관리시스템을 개선, 판매소품의 재고관리및 발주 정리작업을 간소화했다. 또 코너별로 관리하던 POS를 자주형운영매장을 중심으로 POS관리만을 전담하는 사원을 배치했으며 판매사원이 하던 반품 재고정리 엄무도 물류센터에 넘겨 판매사원의 매장이탈을 최소화했다.백화점들은 이외에 고객관리시스템 물류외부위탁시스템 등을 속속 도입하고 있으며 미쓰코시백화점의 경우 셀프판매와 접객판매를 철저히 구분, 일부식품매장을 셀프판매로 바꿀 정도다.이익증대의 핵심은 자사상품 개발이다.
미쓰코시와 다이마루백화점은 2년전부터 업무제휴를 추진, 의류를 중심으로 자가상품을 개발하고해외상품의 공동매입을 통해 조달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또 다카시마야의 경우 각 점에서 매입하던 시스템을 중앙매입시스템으로 바꿨다. 또 자사상품의생산단계에까지 적극 관여, 일부 브랜드의 경우 직접 기획,개발한 상품의 디자인과 원단을 공장에넘겨주고 가공비만 지불하는 방식으로 자사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미쓰코시백화점 한 관계자는 21세기 일본백화점은 매출감소에 연연하지 않고 시스템체계화를 통해 어떻게 하면 이익을 많이 내느냐가 과제 라고 말했다.
체질개선을 통한 신업태와의 경쟁력강화로의 몸부림.
위탁판매제도에서 벗어나 상품이나 고객에 대한 정보, 상품의 구색에서 가격결정에 이르기까지매장의 주도권을 위탁업체로부터 뺏어오고 있는 일본백화점의 명예회복은 지역백화점에 적잖은교훈이 될것 같다.
〈도쿄.李鍾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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