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유일의 남자보육사

"선명요육원 박재민씨"

박재민씨(24)는 대구 유일의 남자 보육사다. 장애인 요양시설 선명요육원(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에서 정식 보육사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장애아동 6명의 식사, 빨래, 대소변 받기, 청소등을 도맡아 한다. 신체 및 정신장애를 함께 갖고 있는 중증장애아동들을 하루 종일 돌보는 아빠,엄마인 셈.

남자가 하기 힘든 일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박씨는 "장애아동을 돌보는데 남자, 여자구분이 있을 수 있습니까. 같이 지내겠다는 마음이 중요하지요"라며 웃어보였다.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친 박씨가 장애인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90년 초. 교회에서 친구 소개로 휠체어 장애인을 만난 것이 관심을 갖게 된 계기. 그때부터 자원봉사에 나섰다. 중학교를 마친뒤 자동차 부품공장에 다니면서도 퇴근하면 이내 장애인 시설을 찾았고 주말에는 항상 아이들과함께 지냈다. 가족들의 권유로 미용사 자격증을 따 대구시내에서 남자 미용사로 일하기도 했지만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지난해 보육사가 되려 했지만 가족들의 거센 반대가 기다렸다. 8개월동안 전국의 아동시설을 다니며 자신을 단련했고 부모님을 편지로 설득, 허락을 받아냈다.

보육사 생활을 한지 5개월이 됐을 뿐인데도 자원봉사 시절의 '열정'이 사라진다며 스스로 반성하는 박씨. 그의 꿈은 중증장애아들의 자유로운 생각과 행동을 받아줄 수 있는 '열린 시설'이다."이제 첫 걸음을 내딛었을 뿐입니다. 저능아로 불리는 아이들이지만 이들만의 문화가 있습니다.그 문화를 살찌우는 일이 제가 할 일입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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