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부피살 남편 뒷조사 부탁이 참변 불러

제과점 사장 부부 피살사건은 부인이 남편의 바람끼를 의심, 뒷조사를 부탁한 것이 화근이었다.대구 수성경찰서는 지난 4일밤 발생한 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동 우방사랑마을에 사는 제과점 사장 김호상씨(53) 부부 피살 사건의 용의자로 8일 새벽 정근호씨(26·대구시 달서구 유천동)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 받고, 훔친 현금과 금품 등을 증거물로 압수하는 한편 정씨가 범행에 사용했던 흉기와 피묻은 옷가지 등을 찾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지난 6월 중순 숨진 부인 김경자씨(47)로부터 남편 김씨의 불륜관계를 알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며 뒷조사를 하다 재력가인 김씨의 돈이 탐나 범행했다는 것이다.정씨는 김씨 부부의 지갑과 핸드백을 뒤져 현금 5백60만원과 가계수표 5백만원권 19매 등 1억1천3백만원 상당을 훔친 뒤 9시간 후인 이튿날 오전 7시30분쯤 집을 빠져나왔다는 것이다.▨범행

용의자 정근호씨(26)는 범행 당일 밤 10시30분쯤"남편의 간통 장면을 잡기 위해 의논할 일이 있다"며 찾아갔으며 문이 열리자마자 흉기(일명 나비칼)로 부인 김씨를 위협, 안방으로 몰아넣은 뒤머플러로 손과 발을 한데 묶고 양말로 입을 틀어막았다. 11시 50분쯤 남편이 승용차로 귀가하는것을 확인한 정씨는 옷에 피가 묻는 것을 막기 위해 옷을 모두 벗고 안방에 숨어 있다가 방문을열고 들어오는 김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뒤 부인 김씨도 목을 졸라 살해했다.정씨는 범행 후 화장실에서 몸에 묻은 피를 씻어내고, 이튿날 아침까지 옆방에서 잠을 잔 뒤 출근시간인 오전 7시30분쯤 아파트를 나섰다.

▨검거경위

면식범의 짓으로 판단한 경찰의 주변 탐문수사가 해결의 실마리가 됐다.

경찰은 김경자씨(47)가 운영하던 잡화점 주변 상인들이 "20대 남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잡화점을 들락거리는 것을 보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김씨의 손위 동서인 이모씨(49·여)를 추궁해김씨 부부 사이에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으며,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 왔다는 것을 알아냈다. 아울러 남편 뒷조사를 하고싶어한 김씨 부인에게 이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용의자 정근호씨를 소개한사실도 밝혀냈다.

경찰은 정씨가 과거 일했던 심부름센터 직원들을 통해 정씨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내 정씨가 인천에 있는 사실을 파악한후 추적, 서울 여의도에서 검거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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