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전달러화는 미운오리새끼

은행에서 1달러를 사는데 우리돈으로 1천원 가량이 든다. 달러값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아 '귀하신 몸' 대우를 받고있지만 같은 달러화라도 동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외환은행 본점과 김포공항점, 대구지점을 빼면 대부분의 은행에서 주화 달러를 우리돈으로 바꿔주지 않는다. 그나마 외환은행에서도 값을 50%%밖에 안쳐준다.

은행들은 환전을 통해 모은 주화 달러를 외환은행이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화 달러 환전을기피하고있다. 환전이 어렵기는 엔화, 파운드 등 다른 나라 동전도 마찬가지. 아예 은행 창구에서는 고객이 외화 동전 환전을 요구할때 잘 보관했다가 다음 해외여행때 사용하라고 권하는 형편이다.

은행에서 주화 달러가 이처럼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있는 것은 금액규모에 비해 무게가 무겁고부피가 커 미국으로 수출(외국에 송출해 지폐로 바꾸는것)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등 수지타산이맞지 않기 때문이다.

연간 해외여행객이 4백만명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할때 연간 수백만달러의 주화가 국내에 유입되는것으로 추정되고있다. 그러나 외환은행에 따르면 1년동안 환전되는 주화 달러는 고작 3만달러정도. 회수되지 않는 대부분의 주화 달러는 돈으로서 구실을 못하고 서랍속에서 속절없이 뒹굴고있다.

모은행 외환 관계자는 "동전의 환전이 기피되는 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라 해명하고있다. 그러나요즘처럼 달러화가 귀한 시대에 환율 안정을 위해 주화 달러를 기꺼이 바꿔줘 달러공급에 일조한다는 은행들의 자세가 못내 아쉽다.

〈金海鎔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