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성로 상권회복… 불황 터널 탈출

삼성금융프라자에 근무하는 강대리는 26일 대구 지하철1호선 1구간이 개통되자 승용차를 팔았다.교통체증-주차난으로 하루를 짜증 속에 시작하기가 일쑤였는데 지하철 개통으로 상인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회사까지 20분도 채 안걸리고 지하철 속에서 하루 일과를 구상하고 책도 읽을 수 있어출근 길이 상쾌해졌다.

아파트 전세기간이 끝나 곧 이사를 해야하는 소영이네 가족은 상인지구로 이사하기로 결정했다.진천역-중앙로역 인근에 동아쇼핑 대구백화점 무궁화백화점은 물론 월배시장 송현시장 관문시장명덕시장 영선시장 등 쇼핑공간이 풍부해 어머니가 반겼다. 매일밤 승용차로 경북여고에 지영이를 데리러 왔던 40대의 한 아버지는 "이제야 딸 운전사 노릇에서 해방됐다"며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이처럼 개통되는 지하철이 비록 반쪽이지만 대구시민의 생활과 거리모습을 크게 바꿔놓을게 분명하다.

지하철1호선 개통의 가장 큰 수혜지역은 동성로와 향촌동 일대. 중앙로 승용차 통행금지 이후 자가용족의 발길이 끊기면서 '젊음의 거리'로 바뀌었으나 지하철 개통으로 주부-직장인이 다시 이일대를 찾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의류점-극장가-유흥업소가 활기를 띠고, 내년 6월 2구간개통 이전까지는 철도 이용자가 동대구역 보다 대구역을 선호해 이용객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어느 역 할 것없이 아침 밥을 거른 직장인을 겨냥한 밥집이 생겨나고, 특히 지하철역 인근 상가들은 개폐점 시각을 지하철이 운행되는 새벽5시20분과 자정에 맞추는 바람에 거리의 네온싸인도지하철과 함께 명멸하는 전경도 연출된다.

지하철이 가져올 변화 양상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상권의 움직임. 일부 부동산 관계자들은 "대구 사람이 보수적이라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도 더뎌 아직은 상권의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고있는 것같다"며 "경기침체가 지하철에 대한 기대감을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기도.또 지하철 개통구간이 짧아 이용객이 적다는 한계도 있다. 대구시지하철공사가 교통영향평가 때의 35%%를 기준으로 잡은 지하철 이용객 수는 하루 11만5천6백여명. 안심역까지 개통되면 하루19만7천7백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구간이 개통되면 10명중 1명이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것.

역별로 보면 하루 이용객은 중앙로역이 16만명으로 가장 많고 반월당-성당못역이 14만~12만명에이르게 된다. 진천-남대구-명덕역이 8천~9천, 월배-상인-월촌-송현-대명-안지랑-현충로-영선역은4천~6천명이 이용한다는 계산.

역세권 주차장과 자전거 주차장 건설이 늦어 연계수송이 되지 않는 점도 이용객을 제한하는 주된요인으로 꼽힌다.

진천역과 안심역 인근에 마련될 환승주차장은 각 3천대 주차능력을 갖고 있지만 내년 12월에야완공된다. 반월당 동대구역 대구역에 마련될 역세권 주차장도 2000~2001년 말에야 완공되며 지하철공사 주차장(4백10대 주차)은 직원용으로도 부족한 실정이다. 어쨌든 오는 26일 오후2시이면 대구시민들은 세계 84번째의 지하철 시민이 된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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