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TV 대통령선거시대가 개막됐다. 이제 후보들의 정견을 듣기 위해 추운 날씨에 바람불고 먼지나는 학교 운동장이나 하천 둔치에서 발을 구를 필요가 없다. 따뜻한 안방이나 거실에서찻잔을 들고서 한사람 한사람의 얼굴표정과 손짓 말솜씨 등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유권자들의 선거문화가 이처럼 변화함에 따라 후보자들의 대책마련도 발빠르다. 여야 각 정당의후보들은 나름대로 TV대책위원회나 후보이미지관리팀을 별도로 구성하고 후보의 일거수 일투족은 물론 말 한마디 한마디를 체크하고 있다.
잠들었을 때 빼고는 후보에게 "이럴 때는 이런 포즈로 저런 표정을 짓고 목소리는 어떻게 처리하라"거나 "이런 장소에서는 무슨 색의 양복에 넥타이는 이런 무늬의 것으로 하라"는 식의 주문이쏟아진다. 나이와 성격, 소속 정당이 다른 까닭에 각 후보들에게 중점적으로 요구되는 사항도 모두 다르다.
신한국당의 이회창(李會昌)후보는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움과 내면의 진실성을 부각시키는 것이이미지관리의 포인트다. 핵심은 클린 이미지다. '깨끗한 정치, 튼튼한 경제'라는 선거 구호에 걸맞는 깨끗함이 강조된 것이다.
이는 복장에서도 적용된다. 넥타이도 좀 더 밝고 힘찬 세련미를 부각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양복의 색깔이나 넥타이, 색상 그리고 구두 등은 상황별로 적절히 배치한다. 그러나 옷이나패션 등에 신경을 쓰지 않는 이후보의 성격을 감안, 작위적인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몸짓이나 말투에서도 기본방향은 꾸미지 않는 것이다. 자연스러움 속에 진실성이 배어 나오도록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아직 정치에 입문한 지 2년이 채 안된다는 점에서 법조인의 보수적이기만한 스타일을 대중속에서 호흡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말투를 바꾸려 노력하는 정도다.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는 따로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하지 않다. 전국적, 정치적으로는 신인인 다른 두 후보와 달리 워낙 잘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아니다. 김후보에 대한 선입견을 지우고 본 모습을 부각시키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국민회의에서는 이를 이미지 커팅이라고 부른다.
이 점에서 TV토론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국민회의는 자평하고 있다. 김후보의 유머감각과소탈함 그리고 해박한 지식,풍부한 경륜 등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어 부정적이미지 해소에 큰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김후보는 진한 감색 양복에 밝은 색의 줄무늬 넥타이를 즐겨한다. 그리고 포켓.치프를 가미한다.60년대 국회 재경위원시절 베스트.드레서로 뽑힐 정도의 패션감각을 지금도 즐기는 것이다. 이처럼 밝은 이미지를 통해 노령에 따른 건강우려 등을 불식시키는데 활용하고 있다.국민신당의 이인제(李仁濟)후보는 타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젊음을 강조한다. 이후보의 최대무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때로는 점퍼차림으로, 때로는 와이셔츠 소매를 걷은 차림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역동성이 강조된다. 이럴 때는 굳게 다문 입술, 강열한 눈빛 등 정력적이고 강인함이 포인트다. 자연스레 박정희(朴正熙)대통령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또 일하는 지도자,시대를 앞서가는 젊은 지도자 이미지를 위해 만들어낸 것이 노트북PC의 활용이다. 그는 TV토론과 전당대회에서도 이를 부각시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국가지도자로서의'무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양복을 입을 때는 짙은 색을 선호한다. 나이에비해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다. 가벼움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젊음과 활력을 강조하는'두마리토끼잡기'가 이인제후보의 이미지 메이킹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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