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줄어든 가계 수입...무인년 여성들의 소망

IMF 구제금융으로 경제식민통치에 접어들면서 맞게된 1998년 무인년.

올 한해 여성들은 지난해 보다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 검소하게 보내며, 근검절약하여 경제살리기.가족 건강보살피기에 최선을 다하는 한해를 보내기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

또 여성단체에서는 취업여성을 위한 새 직종발굴과 정리해고자를 위한 실업 프로그램.재활프로그램도 운영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여성회 김영순 사무국장은 "회사가 어려워지면 '여성=정리해고 우선순위'라는 등식 때문에 불안에 떠는 여성들이 많다"며 대구지방노동청 근로여성과와 함께 이에 대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김씨는 "30~40대 회원 절대다수가 남편 월급의 15%%가 깎여 당장 과외를 끊는가정이 많아졌다"며 올해 여성계 소망은 그저 무사히 한해를 넘기는 것이라고 말한다.소망 보다 몇 곱절 더 많은 걱정과 함께 원단을 맞은 이유정씨(경북 경산시 대동)는 "줄어든 가계수입과 잔뜩 오른 물가고로 이중고를 겪으리라 예상되지만 남편과 애들을 다독거리며 한해를 보낼 각오를 단단히 했다"고 털어놓는다.

불황이라 취업문이 더욱 좁아진 여대생들은 졸업학년이 아니어도 거의 모두가 "취직하고 싶다"를연발하며 취업에 유리한 전공을 택해 편입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펴보인다.

유병선씨(영도섬유 대표)는 "십여개국 이상으로 영도벨벳을 수출하고, 수입벨벳의 가격이 높아졌을때 내수시장의 점유율도 높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축소로 자연히 지원감소가 예상되는 여성단체들도 빠듯한 살림을꾸려갈 작정이다. 대구의 모 여성단체는 수년간 회비를 동결(5천원)했다가 올해부터 인상(1만원)하려고 하자 회원들이 반발, 5천원~1만원사이에서 자율적으로 내도록 타협안을 내놓았다.홍익기획 나윤희대표는 "감원.감봉에 어렵지 않은 곳이 없지만 가능한 한 웃음을 잃지않고 싶다"고 말했으며, 대구YWCA 일하는 여성의 집에서는 세무보조원 등 새직종을 발굴, 여성들의 취업욕구에 부응해가기로 했다.

한편 여성들은 새로운 정부, 새 대통령이 힘들더라도 여성권익에도 신경을 써주기를 바라며, 온가족의 건강을 위해 더 넓은 가슴과 따뜻한 사랑으로 이 난관을 견뎌나가기로 마음을 모은다.〈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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