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장기체재했다가 귀국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놀라는 일이 있었다. 바로 TV프로의 오락물,구성과 내용의 모방도 모방이지만 출연자들의 몸짓.옷차림등이 어찌 그렇게도 빼닮았나 싶은 것이다. 특히 미국.일본분위기 모방은 너무 심했다. 오락프로 이외에도 웬만한 기획물의 제목이나 진행내용을 베껴온 것도 사실이다. 기회있을 때마다 우리는 공중파방송의 공익성을 강조하면서 TV프로의 대대적인 개편을 촉구해왔으나 봄철.가을철 프로개편때마다 외면해오더니 이제 IMF시대엔어쩔 도리가 없었던 모양이다. 주말 황금시간대에 방영해왔던 10대지향의 오락물들을 과감하게 폐지키로 한 것이다. 드라마도 한두편 줄일 계획이라 한다. 이번 조치들에 MBC가 앞장서고 있다.폭력적.선정적 프로를 폐지하기가 쉬울 것같지만 시청률경쟁을 벌여온 방송사들로서는 힘든 결단이었다. KBS도 드라마축소 등의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고 SBS도 10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을 폐지또는 개선을 비롯한 '개혁안'을 곧 내놓겠다고 하고있다. 특히 제작인들 스스로 '반성'을 하고있는것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안방문화의 질적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환영해마지 않는다. 결국 방송사들의 불건전TV 족光衫 결정도 IMF시대에 맞춘 것이어서, IMF는 우리사회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새삼 느낀다. IMF몽둥이를 맞고서야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모를 가사(歌詞)를 중얼거리며 쿵작거리고 괴성을 지르는 화면도 결국 IMF매질앞엔 견딜 수 없었던 셈이다. 프로진행자도 신변잡담이나 늘어놓으며 우리 언어를 오염시키는 인기연예인등을 배제하고 방송사내 아나운서등 인력을 활용키로 한 것도 경비절감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국민정서도 크게 배려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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