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난특감 재경원.한은 표정

감사원의 외환위기 감사 첫날 한국은행 신관 15층에 마련된 감사장에서는 감사원에서 파견된 11명의 감사관들이 각 관련부서로부터 미리 요청해놓은 자료들을 전달받고 이를 검토하는 것으로 감사를 시작.

한은 국제부 관계자들은 금주초 감사원으로부터 '외채를 누가 얼마나 들여와 어디다 썼는지를 규명할 수 있는 자료'를 작성해 제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1천5백30억달러에 달하는 외채에 대해 일일이 도입처와 사용처를 밝히는 작업이 간단치않았다고 토로.

이들은 이같은 작업을 위해 설 연휴에도 외환기획과, 외환시장과, 외환분석팀등 관련부서 직원들이 모두 출근해 감사에 대비했다고 설명.

이 관계자들은 이번 감사를 통해 한은의 역할이나 권한이 어느 정도인지 밝혀지기를 바란다며 그동안 한은의 외환위기에 대한 경고를 누가 어떻게 묵살했는지도 밝혀지기를 희망.

한편 한은 관계자들은 이번 감사가 외환위기에 관한 것이지만 외환위기 자체가 한보, 기아 등 대기업 부도사태로 인한 금융기관들의 대외신인도 하락에 따라 초래된것인 만큼 금융기관 감독에 관한 부분도 감사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

이에 따라 은행감독원의 감독기획국, 신용감독국 등도 이번 감사의 주요 수감부서가 될 것으로 전망.

…설날 연휴가 끝난 30일 외환위기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감사원의 특별감사가 재정경제원을 상대로 시작.

이날 오전부터 감사원 1국과 3국의 감사요원 8명은 재경원 4층 회의실에 마련된 감사장에서 재경원 감사관실을 대상으로 외환위기 관련 자료 요청과 서면질의부터 시작.

감사원 관계자는 "오늘부터 2월초까지는 자료수집 단계로 97년 한보사태부터 11월국제통화기금(IMF) 자금지원 요청때까지의 기간에 집중될 것"이라며 "그러나 자료수집은 그 이전의 환율정책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

…설날 연휴 마지막날인 29일 뉴욕 외채 협상 완전타결이라는 희소식을 접한 재경원은 막상 감사원의 특감이 시작되자 "예견된 일 아니냐"는 반응이면서도 내심 불만섞인 표정이 역력.

재경원은 외환위기 타개의 가장 중요한 고비인 외채협상을 우리측에 비교적 유리한조건으로 마무리지었으면서도 감사원 특감을 받으며 국민적 지탄을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재경원은 일단 외환위기가 단기간에 관리소홀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우리경제가 그동안 시대변화에 맞게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으며 96년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환율을 8백원대에서 묶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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