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문시장-시의회 험악한 입씨름

대구시가 지난해 10월 도입한 외자 3억달러를 둘러싸고 문희갑 대구시장과 대구시의원들간에 서로 감정까지 건드리는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5일 열린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문시장과 시의회는 IMF사태라는 미증유의 외환위기아래 '대구시의 외자 도입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로 논란을 벌였다.

문시장은 외자를 도입해서 SOC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시의원들은 어려운 때일수록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며 반대했다. 주장이 계속되면서 '꿈꾸는 시장' '참아넘길수 없다' '사퇴요구플래카드' 등 과격발언으로 본회의장이 달아올랐다. 시의원의 문시장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자 문시장은 '인격적 모독'이라며 관계 재정립을 호소했다. 3억달러 외자도입에다 IMF가 몰고온 파장은 시의회와 집행부 사이를 더욱 어색하게 만들었다.

이날 박흥식의원은 시정질문을 통해 대구시가 도입한 외자가 조기상환 위기에 놓였다며 대책을물었다. 박의원은 "도입당시 대내외적으로 자치단체의 공신력을 인정받는 성과였으나 이제는 오히려 멍에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의 세입예산안중 외자도입 2억달러를 시의회가 부결시킨것도 환율상승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도입만이 최선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문시장은 답변에서 외자를 도입해서 수출네고자금으로 활용하는등 외환위기속에서 지역업체의 자금난에 기여했다며 '생광스럽게 썼다'는 표현을 써서 성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 상환요구도 해오지 않은것을 환율이 가장 높을때를 기준으로 환차손을 내세우는 것은 당치않다고 불만을털어놓았다. 3억달러중 2억2천만달러는 은행에 있고 환전한 8천2백만달러도 환율 1천3백원을 적용해 환차익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상환시점인 3월7일의 환율을 예단할 수 없으며 전액을 일시상환 요구해오더라도 갚을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외환전문가가 없다는 말에는 "최고로 국제전문가인 이진무부시장이 있다"고 항변했다.

보충질문에 나선 윤병환의원은 초긴축재정을 운영해야하는 IMF시대에 외자도입은 잘 한 일이 아니라며 시장을 공격했다. 또 외자 2억달러를 추가도입하려는 것은 아직도 위기상황을 인식못한 때문이라고 몰아세웠다. 계속 외자도입으로 사업을 계획한다면 사퇴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문시장은 "관료.정치생활 35년동안 오늘같은 인격적 모독은 처음"이라며 자신도 2백50만 시민으로부터 선출된 시장인데 시의회가 이렇게 모독해도 되느냐며 섭섭해했다. 경제문제에는 견해에 따라시각차가 있을수 있다, 생각이 다르다고 반대만 할 수 있느냐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집행부와 의회의 원활한 관계를 위해 손잡고 난국을 극복해 나가자고 끝맺었다. 〈李敬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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