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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의 세계(10)-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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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짝 쿵짝 쿵짜작 쿵짝- 눈발이 창을 깨는 어느 겨울날 남자의 집구석이 잿더미 됐네- 남자는그날저녁 휘청거리다 염산을 들이마셨네"-어어부 밴드 '아름다운 세상에 어느 가족 줄거리'('나쁜영화' 삽입 음악)

악기를 연주할 때 '코드'라는 이름으로 정형화된 화성체계가 쓰이는 것처럼 각 시대와 장소는 나름대로의 문화적 코드를 가진다. 대중매체를 통해 확대·재생산되는 상업적 코드의 힘은 막강하다. 일반적인 화성체계에 '침을 뱉는' 불협화음이 불쑥 끼어들 때, 당황한 사람들은 토악질을 하게된다.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가 그랬다. 카메라가 지하철 역사 걸인들을 뒤쫓을 때 흘러나온,'아름다운 세상에 어느 가족 줄거리'란 노래는 한술 더 떴다. '극찬'과 '혐오'로 양분된 관람객모두에게 어어부밴드는 어떤 의미로든 '기막힌' 노래를 들려준 셈이다.

'어어부'의 멤버 가운데 '원일'이란 이름이 눈에 띈다. 국악연주팀 '푸리'의 멤버. '나쁜 영화'에앞서 장선우 감독의 '꽃잎'으로 대종상 음악상을 받았던 사람. 흔히 국악과 서양음악을 혼용한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는 음악인으로 알려져 있는 원일은 지금 우리사회의 문화코드를 깨뜨리는작업을 하고 있다. 가사와 멜로디는 아름다워야 하는가. 꽹과리와 장고가 드럼을 대신할 수는 없을까. 최근 내놓은 독집 앨범 '아수라'에서 보여지듯, 그는 애초에 코드를 가질 수 없는 타악기로다양한 실험을 해보이고 있다.

그런 원일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 '강원도의 힘'에서 또다시 음악을 맡게 됐다. 그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결코 '꽃잎'이나 '나쁜 영화'와 비슷한 음악을 기대하지 않는다. 딱 한번씩 써먹은 것이지만 그가 결국 깨뜨려야할 '코드'일 뿐이니까.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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