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의 철회를 고집하던 한나라당이 고민에 빠졌다.추가경정예산안처리 지연에 따른 민생외면, 경제위기 초래와 같은 비난여론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10일 낮과 저녁에 있었던 원내총무, 사무총장 주재의 중진모임에서도 분리처리의 필요성이 집중거론됐다는 후문이다. 또 11일 주요당직자회의와 총무단회의에서도 이 문제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한나라당이 택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다. 여론부담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당론을 고수하든지 아니면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추경예산안을 분리 처리하든지 두가지다. 그 중에는 후자 쪽에 무게가더 실리고 있다.
이상득(李相得)원내총무는 이와 관련, 11일"원내 다수당으로 우리가 민생과 경제를 외면할 수는없다"며 "김총리서리 문제를 떠나서라도 우리당 국회전략의 대원칙은 정경분리였다"고 당론에 위배되지 않음을 설명했다.
한나라당을 강경으로 이끌고 있는 초선그룹의 핵심인 김문수(金文洙)부총무도"다수당으로서 추경안처리 거부에 대한 여론의 부담이 크다"며 "분리처리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설명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당론을 쉽게 선회할 것으로 속단하기도 힘들다. 아직 여당에 대한 믿음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여당이 계속해 거야(巨野)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는 감정의 문제도 작용하고 있다.
이총무도 "지난 2일 투표방해 행위에 대한 유감표시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아직 소속 의원들의 구겨진 자존심에 대한 보상심리가 짙게 깔려 있어 급작스런 방향선회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바로 감정의 문제다.
여기에다 추경예산안을 분리 처리했을 경우 정치문제의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한나라당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김부총무는 "추경이 처리될 경우 여권으로서는 답답할 게 없는 만큼 총리서리문제는 장기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있고 우리는 투쟁의 초점을 상실할 우려가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의 큰 가닥은 분리처리 쪽으로 잡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추경안처리가 곧바로 국회정상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여야 협상을 통해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수는 없지만 아직 김총리서리체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은 여전히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또 한나라당은 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무자격자'인 김총리서리가 아니라 수석 국무위원인 이규성(李揆成)재경부장관이 해야 한다는 입장은 확고하다. 이 경우 난감해지는 것은 여당 쪽이고이후의 국회공전의 책임도 여당에 떠넘길 수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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