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태준 "꽃피는 봄날"

총리인준정국으로 여당이 수세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자민련 박태준(朴泰俊·TJ)총재의 주가는 상한가를 보이고 있다.

당은 당대로 권력의 중심축이 급속히 TJ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당내외 위상도 눈에 띄게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자민련 총재직을 맡았을 때만해도 JP에 의한 위탁경영인정도로 치부되던 TJ의 위상이 시간이 갈수록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당내 위상만해도 달라진 그의 위치를 실감할 수 있다. JP가 당을 떠난후 급속히 내분에 휩싸일 것으로 보였던 당도 그의 친정체제 강화로 확실히 평정을 되찾은 분위기다.한때 김용환(金龍煥)부총재를 중심으로 한 충청권 주류측에 의해 당권 장악의도가 노골적으로 비치기도 했지만 TJ의 친정체제 강화로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이에 따라 당의 실질적인 권한도 자민련 대주주인 JP에서 TJ로 급격히 이동중이다. JP가 내각으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정례화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주례회동은 그동안 종적인 관계로치부된 JP와의 관계를 횡적관계로 돌려 놓는 획기적인 계기가 됐다. 특히 경제정책 전반은 물론이종찬(李鍾贊)안기부장 등의 인사에 까지 TJ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그가 여권내 권력의 역학관계에서도 제 위치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천권 행사에서도 그는 자신의 위치를 분명히하고 있다. 문경예천지역 보궐선거 공천의 경우 신국환(辛國煥)전공업진흥청장을 확실하게 밀어 당내 불만을 제압했으며 지방선거공천권도 자신이직접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이에 따라 광역시도지사에 출마할 예정인 충청권 인사들까지 그의 눈도장을 찍기위해 몰려들고 있으며 대구,경북의 경우에는 자신이 직접 사람을 고르고있는 중이다.

포철의 경영권 장악도 그의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는 지난 13일 김대통령과의 독대자리에서 이같은 구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재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7일 포철에 유상부(劉常夫)회장체제를 출범시키는 것과 동시에 철강산업 전분야에 대해서도 자신의 구상을 펼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2년 회한의 눈물을 삼키며 포철과 정치권을 떠나야만 했던 그가 이제 화려하게 정치권에복귀하고 있는 중이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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