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의 부자가 있기 위해서는 500명의 가난한 자가 있지 않으면 안된다' 국부론(國富論)을 쓴 애덤 스미스의 이 말과 같은 의미를 가진 말이 우리나라 속담에도 있다. 바로 '부자 하나가 생기면 세동네가 망한다'는 속담이다. 세동네가 가난해져야 그돈이 모여 한사람의 부자가 생겨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사람들은 세동네가 망하든 네동네가 가난해지든 나만은 돈많은 부자가 되 고 싶어하는 속된 욕망과 유혹을 느끼며 산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세상은 공평하질 않아서 애덤 스미스의 말마따나 500명에 한사람쯤만 부자가 된다. 그 결과 부러움과 시샘같은 감정들이 계층간의 위화감으로 나타나고 부의 지나친 편 중이 가진자의 부패와 권력의 불의에서 왔다고 인식될때는 때로 시민혁명이나 계급투쟁의 마찰로 분출되는 역사도 있어왔다.
부자가 가진 것을 훔쳐다 가난한 자에게 나눠주면 분명히 도둑임에도 의적(義賊)이니 대도 (大盜)로 부르는 묘한 대중심리도 생겨나왔었다. 세상이 살기 힘들수록, 또 백성은 가난한데 권력자들중에는 부자가 많을때일수록 군중의 마음속에는 그러한 의적이나 대도 괴도(怪盜) 들이 잘 나타났다. 의적 일지매, 임꺽정, 괴도 루팡.조로... 소설속의 가공 인물이든 실존인물 이든 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서민 대중의 카타르시스를 해소하고 대리만족의 영웅 이 돼왔다.
새정부의 장관등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공개 내역을 보면서 우리나라 높은 양반들은 예나 지금이나 돈버는 재주와 출세하는 능력을 어쩌면 고루 잘 갖추고 있는지 참 대견하다는 부 러움과 함께 며칠전 재등장한 '대도 조세형'을 곰곰 생각해보게 된다. 부자가 되는 길은 근 검과 증여 그리고 도둑질 세가지 밖에 없다고 했다.
우리 장관들과 고관들중엔 근검으로 부자가 된 분도 있을 것이고 유산상속이나 선물등 '증 여'에 의해 재물을 모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 한가지 도둑질에 의해 부자가 된 분은 아마 한분도 없으리라 믿고 싶지만 단 67명의 고위직들이 전국에 57만 3천평(2백85억원 상 당)의 땅을 갖고 특히 그땅들이 대부분 투기바람이 가장 센 곳으로 알려진 경기도에 집중돼 있는 현실은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게 한다. 더욱이 부인들의 재산공개 내역중에 2캐럿 짜 리 다이아반지,16㎜진주, 사파이어 등 보석이 있은 것은 그렇다치고 금모으기 운동이 시작된 지 몇달이 지났음에도 아직 3백g이 넘는 순금을 장롱속에 소지하고 있는 장관 부인이 있었 다는 보도는 서민들을 우울하게 한다.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이 많은 것이 꼭히 허물이랄 수는 없다. 처칠의 말처럼 부자가 사회가 건전한 상태에서 꼭히 필요한 존재는 아니지만 그것이 샘이 난다고 해서 부자가 추방당하는 사회도 건전한 상태는 아니듯이 고위공직자도 이왕이면 부자라서 나쁠 게 없다. 단지 부를 누리되 고위공직자의 부는 투명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대도 조세형은 자신이 털었던 어느 고위층집 현장검증을 하고 나오면서 형사에게 이렇게 말 했었다고 한다. '형님, 나하고 저런 사람하고 누가 더 도둑같아요?'지금은 1백50만명의 실직 자가 쏟아져 나오고 하루에 30명이 자살한다는 난국상황이다. 따라서 새정부의 부자장관들 은'누가 더 큰 도둑이냐'는 저항섞인 조롱의 대상이 아니라 대도도 눈감고 피해가주는 존 경받는 부자로 인식돼주기를 당부하는 것이다. 재산 축적과정을 투명하게 내보일수 있고 쌓 은 부(富)는 어떻게 나누는 것이 의로운 일이 될 것인가도 아는 부자가 되라는 뜻이다. 지금 부자장관 여러분들 주변에는 500명이 아니라 백만명이 넘는 수많은 가난한 동네사람들 이 있음을 잊지 말라는 말이기도 하다. 투기논란으로 구설에 올라 있는 어느 여자 장관의 해임 여부도 그래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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