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부터 한달에 한번씩 논공 가톨릭치매센터(616-2141~4)에서 이뤄지는 비슬산악회회원들의 부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의 목욕봉사는 단순히 노인들의 몸을 씻겨드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생활하는 노인들의 손·발톱을 깎아드리고 머리도 빗겨 드리다보면어느새 한마음이 되기 때문이다.
치매노인 자녀들의 입장을 이해하기에 이들은 '친자식도 못하는 일을 한다'는 칭찬을 부담스러워 한다.
"오히려 남이니까 담담하게 대할 수 있지 내 어머니다 싶으면 더 마음이 아프고 괴로워서제대로 돌봐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치매'질환을 앓는 노인들을 돌봐야 하는 터라 처음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봉사자들이 돈을 가져갔다' '금반지를 훔쳐갔다'는 노인들이 나왔고 목욕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럴 때는 친자식처럼 매달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어무이 보러왔는데 이럴 수가 있음니꺼. 업고 갈까예, 차(휠체어) 타고 갈까예. 얼마나 힘이센가 함 안아보입시더"
애교를 부리고 칭얼대기도 하다보면 절로 맘을 연다는 것이 단원들의 설명이다.10여명의 단원들이 2시간 가까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씻기고 나면 땀투성이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봉사활동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의외로 소박하다.
"손발이 성해서 남을 도울 수 있다는게 기쁠 뿐인데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하는 듯이 말하는게 오히려 낯뜨겁습니다"
요리를 잘 하는 단원은 자장면같이 노인들이 먹고 싶어하는 별식을 만들고 손재주가 있는이는 머리를 예쁘게 손질해 드린다. 봉사란 자신의 능력을 살려 있는 자리에서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이라는게 이들의 정의.
그런 의미에서 몇차례 대수술 과정에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후 봉사에 눈뜨게 됐다는 박정자단장의 고백은 봉사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새롭게 해준다.
"전 그 분들을 위해서가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해 봉사할 뿐입니다. 힘이 있어 남을 도울 수있다는게 그저 좋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행복을 느껴보고싶지 않으세요"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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