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대통령의 첫 국민과의 대화

김대중대통령의 국민과의 TV대화는 국정최고책임자가 국민의 고충과 국정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듣고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건국이후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국정정반에 대한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대통령의 계획과 복안을 설명하기에는 2시간이 너무짧긴하지만 경제위기속에 답답한 국민들의 가슴을 어느 정도나마 풀어준 것은 상당한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대화를 통해 개혁프로그램이 성공하면 내년에는 IMF를 졸업하고 2000년에는 재도약한다든지 금융과 재벌구조개혁의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힌것등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정계개편에 대해서도 정치안정없이 경제회생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강행의사를 공개천명한것도 소신을 명확히 밝힌것이라 할 수 있다. 실업대책도 소요자금증액가능성을 밝혀 다소간 안도감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설명한 국정에대한 전반적 방향제시와 지난 2개월여의 국정운영 성과가 능숙한 화술에 묻혀 별문제없이 순조롭게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비치게 될것같은 우려를 갖게한다. 그동안 숱한 경제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밝힌 경제침체의 조기회복에 비관적 견해를표시해왔고 그 까닭은 구조조정과 실업대책에 필요한 재원조달에 의문을 가졌기 때문이다.예컨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금융기관부실채권이 올 연말 1백조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금융기관구조조정에만도 향후 5년간 67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정부는 소요자금에 대한 계획을 세워놓지 못하고 있고 이번 대화에서도 이에대한 설명이 없었다. 뿐만아니라 실업구제예산의 추가증액까지 약속함으로써 실직자들에게는 희망을 줄수 있지만실제 불황으로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선 예산확보가 어려울 것 같다. 대통령의 답변은 확신에 찼지만 궁금증은 남을수 밖에 없고 앞으로 해당 정부부처에서의 추가설명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김대통령의 취임후 경제위기극복노력은 가시적 성과를 거둔것은 사실이나 여러 부문에서 정책결정이 늦어졌거나 부처간의 정책혼선을 빚은 것도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아직이 부분을 대통령의 실책이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대화에서 이를 솔직하게 말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낙하산인사와 호남편중인사문제에 대한 답변도 통계수치까지 제시해가며 설명하는 자세는 설득노력을 돕보이게한 것이라 하겠으나 실제 정권교체이후 피부로 느끼는 인사편중에 대한 국민들의 감각은 이같은 설명에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이번 대화가 대체로 난국극복을 위한 국민화합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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