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슬픔과 절망의 나락에 떨어졌던 출소자들에게 매년 돌아오는 '가정의 달'오월은 차라리 잔인하다고나 할까.
한순간 저지른 죄값은 치렀지만 타인의 잘못에 인색한 사회는 출소자들을 온전한 사람으로받아들이려하지않고, 피붙이조차 '전과자'가 된 그들을 외면하기에 차라리 '가정의 달'이 없느니만 못하다.
가족이 있어도 전과자라 못만나고, 가족이 없는 사고무친의 한 때문에 다시 전과자가 되는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출소자들이 이빨빠지고 조각난 마음들을 모아 죄를 건너뛰고 인간 본연의 착한 심성을 찾아 재활 희망을 키우는 '빠스카의 집'(대구시 달서구 송현2동·629-2871).
아픔으로 담금질되었기에 오히려 빛나는 '빠스카의 집'에 사는 20명의 형제들은 혈육지간도느끼기 힘든 순수한 마음으로 뭉쳐서 서로 돕고 자유롭게 생활하며 사회를 향한 '제2의 출범'을 준비한다.
70대에서 20대에 이르기까지 20명의 식구들이 6개월에서 1년동안 모여사는 이 보금자리를거쳐간 식구는 줄잡아 1백50명. 이들은 이곳에서 죄를 멀리하는 새로운 사람으로 뽑혀 순수한 마음을 되찾고, 따스한 인간관계를 뜨개질하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세살때 고아원에 들어가 18세에 사회로 나온뒤 서너번이나 옥담을 들락거렸던 최병문씨(43)는 뒤늦게 '사람사는 법'을 알고부터 착실하게 돈벌이하면서 뒤늦게 친모 허선희, 이모 허남희씨를 찾고 있다.
청송교도소에서 출소한 한 형제는 이제야 집같은 집에 살아본다며 "내 인생을 너무 험하게굴렸지만 이제라도 늦지않았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참되게 살 것을 약속했고, 20년 옥살이를 마친 박태만씨는 이곳에 살면서 1천만원을 적립, 자립해서 나갔다.
"전과자의 80%이상이 가족소외나 가정파탄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 나호견엘리사벳수녀는 "정을 받지못하면 흉악범이 되지만, 잘못될 경우 눈물 흘릴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면 절대로범죄에 빠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여고시절, 교도소 음악봉사에서 누나를 폭행하는 매형을 죽인 살인범이 된 한 청년을 만나면서 '범죄자를 만드는 환경'을 고쳐야한다고 결심한 엘리사벳수녀는 많은 난관에 무릎꿇지않고 출소자 교화 사업에 뛰어든지 10여년만인 지난 11일 법무부로부터 법인 인가를 받는성과를 올렸다.
"IMF때문에 출소자들이 직장에서 최우선 해고되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하는 나수녀와고희를 넘긴 할머니수녀가 보여주는 속깊은 사랑에 감동한 독지가들이 그들의 공장과 땅을내놓아 곧 출소자 자활을 위한 빠스카두부·콩나물공장·표고밭등을 가동하게 된다.〈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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