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무직 모집엔 "북적" 생산직은 "썰렁"

'기름 묻는 생산직이나 발로 뛰는 판매직보다 펜대 굴리는 사무직이 좋아요'

26일 대구서부고용안정센터에서 열린 '구인·구직자 만남의 날' 행사. 28개 업체가 참여해91명을 뽑는 자리에 1천5백여명의 구직자가 몰렸다. 하지만 인력채용에 나선 업체들은 심각한 직종별 인력수급의 불균형을 절감해야 했다.

사무관리직을 뽑는 업체마다 30명 이상이 줄을 서서 면접 순서를 기다린 반면 생산직이나판매직 모집업체는 '썰렁한' 분위기였다. 사무직 모집인원은 전문관리직을 포함해 20명. 4개업체를 제외하곤 고졸 이상 일반 경리직을 뽑는 자리였지만 최소 대졸이상 고학력실업자들의 경쟁무대로 변했다.

취업재수생 황모씨(28·대구시 달서구 유천동)는 "아무리 실업문제가 심각하다지만 대학까지 나와 공장 다닌다는게 왠지 창피하다"며 "임금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지난 4월 대구인력은행 이용실적을 보면 사무·관리직 구직자는 1천45명인데 비해 기능·조립직은 2백88명, 서비스·판매직은 82명이 구직신청을 하는데 그쳤다. 같은 달 기능·조립직은 2백5명, 서비스·판매직은 83명을 뽑았지만 정작 취업한 사람은 각각 86명, 26명에 불과했다.

대구인력은행 이신희 계장은 "실직자들이 직종별 전직을 꺼리는 탓에 자발적 실업이 큰 폭으로 증가, 사회문제화하고 있다"며 "인력수급시장을 고려한 다양한 재취업교육 프로그램개발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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