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러당 140엔대 돌파…국내 파장과 전망

일본 엔화의 환율이 달러당 1백40엔선을 돌파, 경제위기 회복을 위한 우리나라의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역 경제계도 기계등 일부 주력 업종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예상돼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경제가 더욱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를 낳고있다.

9일 대구상의는 1백40엔선을 넘어설 정도로 엔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지역 기계, 자동차부품, 알루미늄업계의 대 일본 수출이 크게 위축됨은 물론 제3국으로의 수출에도 큰 차질을빚어 심각한 경영난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상의는 기계업종의 경우 일본에 대한 직수출보다는 제3국 수출이 보다 큰 타격을 입게됐으며 특히 섬유기계는 내수.수출이 동시에 감소,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엔화약세로 일본 제품과 저가품 시장에서까지 경쟁을 하게돼 생존마저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자동차부품업계는 엔저에 따른 일본 완성차의 가격 하락때문에 수출경쟁력이 급속도로약화된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납품단가 인하와 납품물량 감소등을 요구, 경영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 우려했다.

상의는 엔화 하락이 원화 동반 하락으로 이어져 미국.독일로 직수출하는 일부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수출경쟁력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채산성에는 큰 도움이 안될것이라 전망했다.상의는 또 수출물량의 대부분을 대일 수출에 의존하는 지역의 알루미늄 기물업계는 수입원자재값의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현재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그나마 4월이후부터는 엔화 약세가 겹침에 따라 수출 주문이 거의 끊긴 상태라 밝혔다.

상의는 "섬유업계는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품목이 적기때문에 원화 환율의 동반 상승에따른 환차익과 매출액 증가도 가능할 것같다"며 "그러나 지역 섬유업체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세 임가공업체들은 대기업의 원화 베이스 결제, 원자재값 인상때문에 채산성은 더욱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대구의 섬유수출은 4월말 현재 17억1천3백여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는데 이중 일본으로의 수출비중은 19.8%인 9천5백여만달러가 줄어들었다.

한편 종합상사등 주요 수출업계는 이번의 엔화 약세가 동남아사태와 일본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에 따른 것이어서 한국정부나 업계에서 상황을 호전시킬수는 없는 형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수출업체들이 바이어들의 요구로 수출단가를 낮췄기때문에 엔화약세라고 해서 단가를 더 떨어뜨릴수는 없다"며 "바이어들의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국내 산업에서는 자동차외 가전, 타이어, 반도체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것으로 내다봤는데가전제품중 컬러TV와 VCR은 엔-달러 환율이 1백50엔 수준이 되면 유럽지역에서는 한.일제품의 가격차가 거의 없어지며 북미지역에서는 한국산이 미세한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예측됐다.

또 타이어는 엔화 환율이 1백40엔을 돌파함에 따라 한.일제품의 가격차가 거의 없는 상황이됐으며 국내 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가격을 인하, 추가 인하 여력이 없는 상태여서수출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컴퓨터는 일본의 원부자재 수입이 많아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에 큰 타격을 입고 CD롬은 한.일제품의 가격차가 없어져 당장 수출이 감소할것으로 우려됐다.

이와함께 엔화 약세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이어져 그동안 하향안정세를 보였던 금리의 상승과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국내 소비자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우려도 낳고있다.또 엔화 환율이 달러당 1백40엔선을 지속할 경우 우리나라의 상품수지는 약 15억달러 악화되는데다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압력으로 이어질 경우 아시아지역이 또다시 외환위기의소용돌이에 말려들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엔화 하락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모든 대책을 강구하고 아시아 금융시장의 변동상황도 매일 점검키로 했다.

〈許容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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