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옛사람들은 치자(治者)들이 세금을 무서워할 줄 알면 백성은 부유해지고 세금을 떡고물처럼여기면 백성은 가난해진다고 했다. 난세를 불러오는 짓은 학정(虐政)이며, 백성을 굶주리게하는 학정은 결국 폭정(暴政)으로 발전한다고도 했다. 백성이 낸 세금을 고깃덩어리처럼 여기면 백성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고 가난한 삶을 떠맡아야만 한다. 그렇게 되면 세상은험악하고 캄캄해질 수밖에 없다. IMF체제 이후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실업 증가로 국민의소득과 조세기반이 급속도로 약화되고, 땅과 집 등의 부동산값이 급격히 떨어져 서민들은생존의 터전마저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도 지방자치단체들은 올해 재산세를 되레 크게 올려납세자들의 반발과 불평이 드세지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만 하더라도 건물과표를 6.6% 올려재산세가 무려 13.6%나 늘어났다. 가계 실질소득도 제1분기에 이미 10.8%나 줄어들었다는보도도 있었지만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서민층은 빈민층으로 자리바꿈하는 등 빈민층이 두터워져가는 추세다. 심지어는 가정이 파괴되고귀중한 생명까지 버리는 사람들도 많아져 참담하기만 한 현실이다. 이같이 백성들이 어 좆遲 겪고 있는 때에 재정의 확충이 아무리 다급하더라도 당국이 무리하게 징세를 강화할 경우 조세저항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학정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굳이 세입을 강화하려면 '빈익빈 부익부'의 현실을 감안, 탈루의 소지가 많은 대형 사업장이나 자유직업소득,음성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징세편의만 앞세운 '저인망식 세수확보'는 지탄을 면할 길 없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