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의회 3년 결산-의욕 넘쳤지만 성과 미흡

제5대 경북도의회의 지난 3년은 '의욕은 넘쳤으나 성과는 미흡했다'는 한마디로 평가할 수있다.

우선 의회를 연 날이 모두 3백53일이나 된다. 임기중 사흘에 하루 꼴로 의원들이 나와 의정을 논의한 셈이다. 의원들은 물론 도 집행부도 크게 신경을 쓰는 도정질문 건수는 모두 1천85건.

1백29명이 나서 도지사와 도교육감을 상대로 행정현안을 추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안건처리에선 조례안 1백58건을 비롯해 모두 3백24건의 조례안, 예·결산안, 동의·승인안, 건의안 등을 처리했다.

주민들이 낸 1백69건의 각종 진정서를 접수해 도 및 도교육청에 전달한 뒤 답변을 전해줌으로써 민원의 가교역할을 했다.

그러나 수치로 나타난 의정 성과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실속있었다는 호평을 받기는 어렵다. 회기를 잡을 때 3~4일이면 충분한 데도 토·일요일을 끼워 불필요하게 늘린 적이 많았다.

제안된 안건들은 대부분 원안대로 가결돼 3백24건중 수정되거나 부결된 것은 46건에 그쳤다. 특히 안건 발의에 대한 무관심이 두드러져 의회가 제안한 조례안은 불과 10건, 전체의6%에 그쳤다.

각종 건의·결의안 등이 1백44건이나 돼 조례발의가 부진하다는 평가를 그나마 상쇄한 정도다. 집행부 견제라는 경시할 수 없는 의회 고유역할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의회는 도 및 도교육청에 대한 감시감독의 기능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자부한다.이에 반해 도청쪽은 수월했다는 표정. 지난 16일 의회가 폐원하던 날, 이의근지사가 "경북은전국에서도 집행부와 의회가 사이좋기로 손꼽히지 않았느냐"고 말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세계화에 부응하는 지방의회라는 구호를 내걸고 시작한 4개 외국 지방의회와의 교류사업은중국, 일본의 두 지방의회와 공식 교류협력관계를 맺는 성과를 거뒀으나 실질적인 도움은많지 않다는 평가.

불합리한 법령과 제도개선을 위해 가동된 제도개선특별위원회 역시 2백83건의 각종 개선대상을 찾아내는 열매를 맺었지만 지속적인 활동이 뒷받침되지 않아 다소 흐지부지된 상태다.이처럼 의정활동이 내용면에서 빈약한 것은 무엇보다 열악한 환경 탓이 컸다는 게 의원들의한결같은 소회.

자치단체 고유사무의 폭이 좁기때문에 그만큼 의회가 행사할 수 있는 조례제정 권한도 작다는 얘기다.

또 월 60만원의 의정활동비와 30만원에 못미치는 회의수당밖에 지원되는 게 없어 의정활동에 앞서 생업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빈약화의 원인은 발로 찾아다니고 전문가에 자문하는 자세가 부족했던탓이란 평가다.

의회 다수당을 차지한 한나라당의 독주와 기타 정당 및 무소속의원들의 무기력 또한 알게모르게 역작용을 미쳤음은 물론이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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