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질학 사전' 국내 첫 발간

우리나라 최초의 지질학사전이 나왔다.

지질학사전 발간은 지질학계의 숙원사업. 그러나 60년대 70년대 몇차례 시도됐으나 한번도성공하지 못했다.

그 지질학 사전이 대구의 한 학자의 집념에 의해 완성됐다. 주인공은 경북대학교 지구과학과 양승영교수(58). 12년동안 사재를 털어 독자적인 작업끝에 완성, 이번에 선보였다."국내에선 처음이고 아시아에서도 일본에 이어 두번째의 쾌거입니다. 중국에도 용어집만 있을 뿐입니다 .

'지질학 사전'(교학연구사 펴냄)에는 국내 대학뿐 아니라 중고교 교재에 나오는 전문용어를모두 뽑아 정의를 내렸다. 1만2천여개의 지질학 관련 전문용어를 수록했다. 1천91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다. 부록에는 지질시대의 절대 연대와 각 시대 대비, 남북한 층서대비표와 동식물 분류등을 담았다.

양교수가 사전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대학시절(1957년)부터. "당시 교재는 원서가 대부분이었는데 영한사전으로도 의미가 통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었어요. 책을 읽을수가 없었죠 .이후 학회의 움직임을 지켜보다 87년부터 직접 용어 수집을 시작해 사전 발간작업에 돌입했다.

"가장 힘든 것이 용어의 정확성을 기하는 문제였습니다 . 용어들이 광물학 천문학 암석학식물분류학등 자연과학분야를 망라하다 보니 일일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집필 5년-전문가 자문 5년-감수 1년-출판 1년. 모두 12년에 걸친 대작업이었다.

"필생의 작업이었습니다 . 그러나 별로 달가워 하지 않는 출판사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데 상당히 힘들었다. 제작비는 많은데 비해 수익성이 크지 않기 때문. 이제 10%의 인세가나오지만 "사실 돈 생각했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고 양교수는 말한다. 그동안 사전에 매달리느라 다른 연구의뢰도 받을수 없었고 연구비 신청도 할 수 없었다.

양교수는 서울대를 나와 69년부터 경북대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한국고생물학회 회장으로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알껍질(72년)과 공룡발자국(82년)을 발견한 '공룡 교수'."미련해서 이 사전에 매달렸지, 두번 다시 할수는 없을 것 같다 는 양교수에게서 고집스런학자의 집념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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