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주영씨 오늘 귀환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금강산 관광과 개발의 꿈을 안고 23일 오전 7박8일간의일정을 마치고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소 5백마리를 실은 트럭 50대를 몰고 판문점을 통해 북행길에 오르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것과는 달리 귀환길은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북한 잠수정의 침투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급랭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주영의 '방북드림'도 날아가게 됐다. 당장 빠르면 올 가을쯤으로 예상됐던 금강산유람계획부터 공중에 떠버리게 됐다.

정회장은 8일간의 방북기간동안 평양과 고향인 강원도 통천, 금강산, 원산 6·4차량종합기업소와 수리조선소 등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북측과 합작투자 등 남북경협문제에 있어 적지 않은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번 잠수정 침투사건은 지난 89년 방북때처럼 북측과의 합작투자를 무산시킬 가능성이 크다.

정회장과 현대측은 우선 이번 방북의 최대 관심사인 금강산 개발문제와 관련 유람선 운항등 현대측이 제시한 개발프로젝트에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현대측은 올 가을쯤이면 1천~1천5백명정도가 승선할 수 있는 금강산관광 유람선을 속초에서 원산까지 운항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당장 금강산주변에 대규모 숙박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유람선내에서 3박4일정도 일정의 관광코스개발은 합의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회장측은 현재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6·4차량종합기업소를 남북합작규모로 확대하는 한편 조선소 합작운영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정회장의 꿈은 잠수정 침투로 무산될 위기에 놓여있다. 잠수정이 표류했다고하더라도 우리 영해를 침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므로 남북관계는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해지게 된 것이다.

판문점과 남북관계에 있어 정회장의 방북은 일시적인 햇빛인 셈이다.

〈徐明秀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